중 전문가 "중국 기업, IPO 대상지 홍콩·상하이 1순위 될 것"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중국 최대 차량공유 업체인 디디추싱(滴滴出行)이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상장폐지를 결정한 것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중국 기업을 겨냥한 규제 때문이라고 중국 관영매체가 주장했다.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4일 논평에서 "SEC는 미국에 상장된 외국계 기업에 대해 감사를 할 수 있도록 의무화하는 조처를 내렸다"면서 "SEC의 새 규제는 미국에 상장된 중국기업을 대상으로 한 것이 분명하고, 이 조치로 200여 개 중국 기업이 (미국 증시에서)퇴출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타임스는 "디디추싱이 지난 6월 중국 규제 당국의 승인 없이 미국에 상장하면서 수억 명의 중국 이용자 정보가 유출돼 국가안보를 위태롭게 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면서 "미국은 금융안보, 국가안보 등 다양한 핑계를 대면서 중국 기업 주식에 대한 정밀 조사를 더 엄격히 시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문은 이어 "중미 관계는 매우 상호적이기 때문에 미국의 대(對)중 적대감은 국가안보에 대한 중국의 고려를 더 높일 것"이라며 "이는 민감한 분야에서 양국의 협력을 더 신중하게 하고, 협력 공간을 더 위축시킬 것이라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중국 IT(정보기술) 기업의 미국 상장은 더 어려워질 전망"이라며 "미국이 중국 기업을 잃으면 월가는 세계에서 가장 번화한 시장에서 점차 멀어지고 미국은 더는 진정한 글로벌 금융 중심지가 될 수 없게 된다"고 덧붙였다.
중국 전문가들도 미국의 이번 조치로 중국 기업들이 기업공개(IPO) 대상지 선정에 더 신중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왕펑 중국 인민대 가오링 인공지능대학 조교수는 "디디추싱의 상장폐지 결정은 사이버 보안, 데이터 보안, 개인정보 보호를 겨냥한 법과 규제에 직면한 중국기업의 앞날을 알리는 전령"이라며 "앞으로 중국 기업들의 신규 상장 주식시장은 홍콩과 상하이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둥샤오펑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 고문은 "디디추싱 상장폐지 결정의 본질은 중국과 미국의 규제 트렌드 변화에 따른 시장의 조치"라며 "아직 '귀국' 추세에 동참하지 않은 중국 기업들은 홍콩과 상하이를 비롯해 베이징 증권거래소에 2차 상장할 계획을 크게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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