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지에서 우익세력이 집요하게 방해·위협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일본에서 '평화의 소녀상'을 선보이는 전시회를 방해하는 협박 메일을 보낸 용의자가 체포됐다.
일본 경시청은 작년 6월 도쿄(東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표현의 부자유전(不自由展)' 주최 측에 협박 메일을 보낸 혐의로 효고(兵庫)현 아마가사키(尼崎)시에 사는 40대 남성을 5일 체포하고 자택을 압수수색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남성은 표현의 부자유전 실행위원회 관계자에게 위해를 가하겠다는 취지가 담긴 메일을 보내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시청은 이 남성이 전시 내용에 불만을 품고 행사를 무산시키기 위해 이런 행동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행위원회는 전시회를 통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이나 태평양 전쟁 때 일왕으로 재위한 히로히토(裕仁·1901∼1989)의 모습을 담은 실크스크린이 불타는 장면을 담은 영상물 '원근(遠近)을 껴안고 파트(part) 2' 등을 선보일 예정이었다.
하지만 우익 세력이 개막 전부터 전시장 인근에서 확성기를 동원해 시위하는 등 방해해 행사 장소를 변경해야 했다.
새로 구한 전시장도 관리자 측이 주변에 폐를 끼칠 가능성이 있다면서 장소 제공을 거부해 결국 도쿄 전시는 무기한 연기됐다.
그러나 일본 시민단체는 나고야(名古屋)나 교토(京都) 등지에서 소녀상 등을 선보이는 전시를 성사시켰다.
나고야에서는 폭죽이 배달되는 등 일부 지역에서 우익의 협박과 항의가 이어졌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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