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재난 고려해 고모가 썼던 티아라 빌려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나루히토(德仁) 일왕의 무남독녀로 지난 1일 20번째 생일을 맞은 아이코(愛子) 공주가 5일 자신의 성년을 축하하는 행사에 빌린 티아라를 쓰고 참석했다.
메이지(明治) 시대에 서양 풍습을 모방해 일본 왕실이 도입한 티아라는 보석을 박은 머리 장식으로 성년을 맞는 일본 왕족 여성은 티아라를 맞추는 것이 관례라고 한다.
NHK방송에 따르면 티아라는 일반적으로 왕실 예산인 '궁정비'(宮廷費)로 제작된다.
먼저 성년식을 치른 아이코의 사촌인 마코(眞子)는 2011년에 2천856만엔(현 환율로 약 3억원), 가코(佳子)는 2014년에 2천793만엔짜리 티아라를 장만했다.
마코와 가코는 나루히토 일왕이 아들이 없어 왕세제 지위를 얻은 아키시노노미야(秋篠宮) 후미히토(文仁)의 딸들이다.
궁정비로 제작된 티아라는 국유 재산이어서 결혼 등으로 왕실을 떠날 때 반환해야 하고 이 티아라는 왕실 업무를 맡는 궁내청이 관리한다.
이 때문에 10월 왕족이 아닌 일반인과 결혼해 왕적에서 이탈한 뒤 미국으로 이주한 마코 공주는 성년식 때 착용했던 티아라를 반환했을 것으로 보인다.
사촌들과 다르게 아이코 공주는 이날 치러진 성년 축하 행사에서 고모인 구로다 사야코(?田?子)한테 빌린 티아라를 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일본 국민이 겪어온 재난 상황을 고려한 것이라고 일본 언론은 전했다.
결혼 후 왕실에서 이탈한 구로다의 티아라는 공적 예산으로 분류되지 않는 일왕가 생활비 명목인 '내정비'(內廷費)로 제작돼 개인 소유로 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코 공주는 이날 나루히토 일왕이 여성에게만 수여하는 유일한 일본 훈장인 '보관장'(寶冠章)을 받는 등 자신의 성년을 기념하는 다양한 행사를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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