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미 대사관 "미얀마인들의 시위권 지지"
(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미얀마 군부가 시위대를 향해 차량을 몰고 돌진해 최소 5명이 숨졌다는 현지 보도에 대해 미국과 현지 유엔사무소가 즉각 미얀마 군부를 비난하고 나섰다고 CNN이 보도했다.
미얀마 주재 유엔사무소는 6일(이하 현지시간) "양곤의 키민다잉구에서 진행된 시위 도중 비무장 시민들을 향한 공격이 자행됐다"며 이를 강하게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유엔사무소는 성명에서 "시위대를 향해 돌진한 트럭이 미얀마 보안군 소속이며, 이 트럭에 타고 있던 군인들이 총을 난사해 시민들을 살상했다"고 적시했다.
현지 매체인 '미얀마 나우'는 지난 5일 시위대와 목격자들의 말을 인용해 미얀마 수도 양곤 시내에서 벌어진 시위 도중 트럭이 시위대를 향해 돌진했다고 보도했다.
한 목격자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 트럭이 군용이었다고 말했다.
사고 현장에서 시위대 11명이 체포됐으며, 이들 중 남자 2명과 여자 1명은 다친 상태라고 미얀마 군부는 성명을 통해 밝혔다. 군부는 그러나 이 성명에서 사망자 발생 여부나 트럭 돌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현지 미국대사관도 "미얀마 보안군이 평화적으로 반군부 시위를 벌이던 시민들을 차로 밀어붙이고 총기를 난사해 몇 사람이 사망했다는 보도에 경악했다"며 "우리는 버마(미얀마)인들의 평화로운 시위권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날 일은 가택 연금 중인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에 대한 재판 결과가 임박한 가운데 일어났다.
올해 76세로 노벨평화상 수상자이기도 한 수치 고문은 시민 선동과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위반 등 10여 건에 이르는 혐의로 피소됐다. 수치 고문은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11월 치른 총선에서 자신들이 내세운 후보가 지지를 얻지 못하자 이를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면서 올해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켰다.
이들은 수치 고문과 집권당인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소속 인사들을 대거 체포했다.
이후 벌어진 시민들의 반 쿠데타 시위를 군부가 무력으로 진압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는 등 유혈사태가 계속되고 있다.
kj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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