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4억달러 채권 만기 도래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자자오예(佳兆業·영문명 카이사)가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를 맞은 가운데 이 회사의 일부 채권자들이 상환 유예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온라인 매체 제몐(界面)은 오는 7일 만기가 도래하는 4억 달러(약 4천700억원) 규모의 자자오예 달러 채권에 대해 일부 채권자들이 지난 6일 밤 자문업체인 라자드를 통해 자자오예에 상환 유예 합의서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채권자 대표는 대부분의 채권자가 상환 유예에 동의했다면서 구체적인 유예 기간은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채권자 그룹은 자자오예 채권 총 50억 달러(약 5조9천100억원)를 보유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도 채권자들이 디폴트를 막기 위해 채권 상환 유예를 제안했다면서, 자자오예에 현금을 투입할 새로운 자금 협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자자오예가 만기를 18개월 연장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채권자들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디폴트 위기가 높아졌었다.
자자오예는 2015년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최초로 달러 채권의 디폴트를 낸 적이 있다.
이 회사가 당장은 또다시 디폴트에 처하는 상황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하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은 자자오예가 중국에서 25번째로 큰 부동산 개발업체지만 헝다에 이어 2번째로 많은 달러 채권을 발행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자자오예의 해외 채권은 6월 말 기준 109억 달러(약 12조8천억원) 규모다. 이 가운데 내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것은 28억 달러어치다.
중국 관영 CCTV는 자자오예가 광저우에서 5년이 지나도록 공사를 끝내지 못해 구매자들에게 주택을 인도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난 6일 보도했다. 또 자금 문제로 일부 노동자들의 월급이 체불돼 여러 현장의 공사가 중지됐다고 전했다.
지난해부터 홍콩의 택지와 고급 아파트, 신문사 등을 사들였던 자자오예는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산 매각에 나섰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財新)에 따르면 자자오예는 최근 홍콩 센트럴에 있는 오피스 빌딩을 7억5천만 홍콩달러(약 1천100억원)에 매각했다.
중국에서는 360조원대 채무를 진 헝다(恒大·에버그란데)를 필두로 부동산 업계에 연쇄 디폴트가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전날 긴급히 지급준비율 인하 카드를 꺼내 금융 시스템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한편, 부동산 규제를 완화할 것이라는 신호도 보내고 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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