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O 보고서…"농업용 플라스틱, 식량 안전 위협"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전 세계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농업용 플라스틱 용품이 인류의 건강과 식량 안전을 위협한다고 경고했다.
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FAO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농업에서 플라스틱 용품이 '재앙적인' 방식으로 사용되며 이미 토양은 바다보다 많은 미세 플라스틱 물질로 오염됐다고 우려했다.
현재 농업에서는 논·밭에 물 대기, 비닐하우스, 사료용 볏짚을 비닐로 감싼 원형 뭉치, 제품 포장 등에서 매년 수천만t의 플라스틱이 사용된다.
FAO는 2019년 기준 농업과 축산업에서 플라스틱 용품 1천250만t이 사용됐고, 식품 포장에는 이보다 많은 3천730만t이 사용된 것으로 추산했다.
이런 플라스틱 용품은 값이 싸고 농작물을 생산하고 포장하는 데 효율적이지만 대부분 일회용이며 사용한 뒤 태워지거나 땅에 묻히거나 버려진다.
문제는 이렇게 버려진 플라스틱은 야생 동물이 먹거나 땅에서 미세 플라스틱으로 분해돼 남게 된다. 플라스틱에는 독성 첨가물이 함유돼 있고 병원균을 퍼트릴 수도 있다.
마리아 헬레나 세메도 FAO 사무 부총장은 "토양에는 해양보다 많은 미세 플라스틱이 들어있다"며 "먹이사슬 속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축적돼 식량 안전과 식품 안전, 인류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인류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농업에서 플라스틱 사용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FAO는 농업용 플라스틱 제품에 대한 수요가 2030년에는 지금보다 5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영국 셰필드 대학의 조너선 리크 교수는 "플라스틱에 의한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 제대로 알지도 못한 채 우리는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을 땅속에 묻고 있다"며 "플라스틱이 땅속에서 미세 플라스틱으로 분해되면 이를 제거할 방법이 없는 만큼 그 전에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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