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유발하는 풍토병 특징 지닐 수 있어"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초기 대응에 참여한 가이 리처즈 비트바테르스란트 대학 명예교수는 "오미크론 변이가 감기를 유발하는 코로나 계열 바이러스처럼 풍토병의 특징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8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 화상 인터뷰에서 "아직 자료가 충분하지 못하지만 현재로선 오미크론 변이는 베타, 델타 변이의 특징을 일부 가지면서도 기존 풍토성 바이러스가 조합된 것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오랜 세월 주변에 있던 기존 풍토성 코로나 계열 바이러스와 같이 콧물, 인후염 등 경증 질환을 유발하는 일상적 바이러스와 비슷할 수 있다는 것이다.
리처즈 교수는 "오미크론 변이가 높은 전염성으로 델타 변이에 이어 세계적으로 우세종이 되겠지만 내 생각엔 치명도는 낮을 것으로 본다"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오미크론 변이 감염이 의료 인력 사이에서 매우 자주 일어나고 돌파 감염도 일으킨다는 점에서 델타 변이보다 전파력이 더 빠를 수 있다"라면서도 "백신 미접종자가 감염됐을 때 증상이 비교적 가볍다는 사실이 다소 희망적이다"라고 말했다.
또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한 뒤 남아공에서 어린이 감염자가 증가했다는 보도에 대해선 "어린이가 다른 질환으로 병원에 왔다가 코로나19 검사를 받아 양성 판정을 받은 경우가 증가했을 것"이라며 "이전보다 검사수가 많아졌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어린이가 학교와 집을 오가며 오미크론 변이를 확산시킬 수 있다"라며 "기저질환이 있어 면역이 취약한 어린이를 중심으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고령층도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지 6개월이 지났으면 추가접종(부스터샷)하고 모임을 되도록 피하면서 마스크를 쓰는 것 외엔 전염병에 다른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또 남아공에서 처음으로 오미크론을 검출했다고 발표한 이후 전 세계적으로 남아공발 항공편을 끊은 것에 대해선 "이미 50개국 넘게 퍼졌는데 더는 그럴 가치가 없다"라고 지적했다.
중환자 관리 전문인 리처즈 교수는 남아공의 중환자실 의료체계를 정착시킨 선구자의 한 사람이자 지난해 코로나19 초기에 중환자실 대응 지침을 제시해 많은 생명을 구했다고 평가되는 전문가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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