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언론 "중국, 아베 대만 발언에 '양국관계 재고' 위협"

입력 2021-12-09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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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언론 "중국, 아베 대만 발언에 '양국관계 재고' 위협"
"일본, 비공개 요청에도 중국이 대사 초치 공개하자 좌절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을 놓고 일본에 "중일 관계를 재고하겠다"는 위협을 가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소식통을 인용해 9일 보도했다.
지난 1일 아베 전 총리는 대만 싱크탱크가 주최한 온라인 강연에서 대만 유사시 미·일 군사개입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이에 다음날 중국 외교부는 "1일 밤 화춘잉(華春瑩)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가 다루미 히데오(垂秀夫) 주중 일본 대사를 '긴급약견'(초치)해 엄중한 교섭(항의)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화 부장조리는 아베 전 총리의 발언에 대해 "중국은 결연히 반대한다"며 "일본은 잘못된 길로 점점 더 멀리 나가지 말라. 그렇지 않으면 필경 불장난을 하다가 스스로 불에 타 죽게 된다"고 말했다.
한 소식통은 긴급약견에서 화 부장조리와 다루미 대사가 팽팽히 맞섰으며, 도중에 화 부장조리가 일본이 대만과 관련해 추가 행동에 나서면 중국은 중일 관계를 재고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고 전했다.
그는 "화 부장조리는 대만에 대해 일본이 공식적 입장을 명확히 할 것을 요구했다"며 "그러나 일본 측은 아베 전 총리가 더 이상 내각의 일원이 아니고 그의 발언은 개인자격으로 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화 부장조리는 다루미 대사에게 일본이 계속 이런 식으로 나가면 중국은 양국 관계에 어떤 식으로 접근할지, 일본을 어떻게 다룰지 재고해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부연했다.
그는 또한 일본이 화 부장조리와 다루미 대사의 만남에 대해 비공개를 요청했음에도 중국 측이 이를 공표하자 좌절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본이 중국에 일부 실무급 대화의 취소를 고려하고 있음을 알렸다고 전했다.
아베 전 총리의 발언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 집권 후 개선의 기미가 약간 비치던 중일 관계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분석이다.
SCMP는 "중일 관계 관련 또다른 소식통은 중도 성향으로 알려진 기시다 총리 집권한 후 실무급 소통을 중심으로 중일 관계 개선의 신호가 비쳤다고 말했다"며 "지난달 비교적 친중 성향의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가 일본 외무상에 임명된 것 역시 중일 관계에 긍정적인 신호라는 해석이 나왔다"고 전했다.
지난달 21일에는 하야시 외무상이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취임 후 첫 전화통화에서 왕 부장이 자신의 중국 방문을 요청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긴급약견 내용에 대해 귀띔한 소식통은 중국이 하야시 외무상을 공식 초청한 적이 없으며, 중일 간 실무급 소통 역시 아베 전 총리의 대만 발언 후 위기에 처했다고 밝혔다.
왕신성(王新生) 베이징대 교수는 SCMP에 "아베 전 총리가 중국에 맞서는 자신의 정책 방향을 유지하라고 기시다 총리에 압력을 가하는 듯 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에 비판적인 목소리도 일본에서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며 "중일 관계는 향후 5년간 또다시 악화할 것으로 보이며 우리가 대만을 되찾겠다는 계획을 실행할 경우 대만은 최대 화약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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