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년간 연 12% 증가…"기후변화 대처 시간 벌어주지만 막지는 못해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대기 중 이산화탄소(CO₂)가 늘면서 나무를 비롯한 식물이 광합성을 통해 흡수하는 CO₂도 증가하는 것이 확실하지만 대기로 배출되는 양을 따라잡지는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식물이 지구온난화에 대처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줄 수는 있지만 식물의 흡수만으로 기후변화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에너지부 산하 '로렌스 버클리 국립 연구소'(LBNL)에 따르면 이 연구소와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UC 버클리) 연구진은 대기 중 CO₂ 증가와 식물 광합성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얻은 결과를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온실가스 배출을 추적해온 '글로벌 탄소 프로젝트'(GCP)가 추정한 약 30년 분량의 탄소흡수 자료를 분석하고, 1982∼2012년의 위성 이미지와 컴퓨터 모델을 이용한 예상치와 비교해 식물을 통한 토양의 탄소흡수량을 산출했다.
그 결과, 1982∼2020년에 식물의 광합성이 연간 12%씩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기 중 CO₂를 14페타그램(Pg·1Pg=1기가톤)씩 더 흡수했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식물이 광합성을 통해 양분을 만드는 과정에서 흡수한 CO₂ 중 일부가 식물의 호흡을 통해 가 다시 대기로 돌아가기는 해도 상당 부분은 토양에 저장돼 광합성 증가와 탄소흡수량 증가는 직접적인 상관관계를 갖는 것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이 기간에 대기 중 CO₂ 농도는 360ppm에서 420ppm으로 연간 17%씩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LBNL 연구원이자 UC 버클리 환경과학과 조교수인 논문 제1 저자 트레버 키넌 박사는 "광합성이 아주 많이 늘어났지만 대기로 배출한 CO₂를 제거하는 데는 근접하지 못했다"면서 "기후변화 속도를 늦추게 도울 수는 있어도 기후변화를 절대로 중단시키지는 못한다"고 했다.
연구진은 대기 중 CO₂ 증가에 따른 광합성 반응 추정치는 아주 많거나 아예 없는 등 편차가 컸다면서 이번 연구 결과는 중간 정도로 다른 연구에서 왜 그렇게 높게, 또는 적게 나왔는지를 분석하면서 결과에 대해 확신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또 이번 연구 결과는 기후변화 속도를 늦추고 있는 생태계의 중요성을 조명해주는 것이라면서 이런 기능이 언제까지 지속할지는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키넌 박사는 "(탄소흡수가) 포화 상태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은 하지만 그것이 언제, 어느 정도가 될지는 알 수 없다"면서 "이때가 되면 기후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수단 중 유일한 자연적 방법인 토양의 탄소흡수가 배출된 탄소를 상쇄할 수 있는 능력이 훨씬 낮아질 것"이라고 했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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