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언론 "동남아 공장 가동 재개에 중국→동남아 운임도 급등"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내년 설 연휴를 앞두고 중국에서 동남아까지의 해운 운임이 치솟으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이미 과열된 해운시장에 기름을 끼얹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0일 보도했다.
화물 물동량 기준 세계 1위인 중국 저장성 닝보(寧波)-저우산(舟山)항에서 출발하는 컨테이너 화물선의 운임을 반영하는 닝보컨테이너운임지수(NCFI)는 최근 몇개월간 역대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닝보-저우산 항에서 태국과 베트남으로 향하는 해운 운임은 지난 10월말에서 이달 초까지 137% 급등했고, 같은 기간 싱가포르-말레이시아까지의 운임은 49% 올랐다.
중국에서 한국으로의 해운 운임도 최근 두달간 급등한 것으로 알려졌다.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의 해운회사 임원 저우제는 SCMP에 "지난 두 달간 한국행 화물 운임비가 급등했다"며 "다른 지역행 운임은 올초부터 급등했는데 한국행 운임은 지난 두 달간 급등하기 시작했다. 20피트 컨테이너의 운임이 평소 200달러였는데 이제는 1천600∼2천달러까지 치솟았다"고 말했다.
광둥(廣東)성의 물류회사 담당자 옌즈양은 선전(深?)에서 동남아로 20피트 컨테이너를 보내는 해운 운임이 코로나19 이전에는 100∼200달러였는데, 1천∼2천달러로 10배 뛰어올랐다고 밝혔다.
그는 "원래 해운 운임은 등락을 거듭하지만, 코로나19 탓에 운임이 전반적으로 몇 배 뛰어 올랐다"고 말했다.
SCMP는 "통상적으로 아시아 지역에서는 이듬해 설 연휴를 앞두고 4분기가 해운 성수기이지만, 코로나19가 글로벌 공급망에 혼란을 초래하면서 해운 시장이 평소보다 더 과열됐다"고 전했다.
SWS 리서치는 지난 5일 보고서에서 "동남아 국가들이 최근 코로나19 충격에서 서서히 벗어나 공장 가동을 재개하면서 설 연휴를 앞두고 자재 수요가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의 항구 물류회사들이 내년 2월초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전후해 최소 6주간 휴무를 결정하면서 물류 대란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SCMP가 전했다.
중형 화물선을 이용해 중국 내 대형 항구에서 중소형 항구로 화물을 운송하는 '피더'(Feeder) 업체들이 중국 당국의 엄격한 방역정책으로 춘제 기간 장기 휴무를 결정했다. 피더 업체들은 평소에도 춘제 연휴를 전후해 열흘여 휴무를 했지만 이번에는 그 기간이 대폭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지난달 오션 네트워크 익스프레스, 하파그-로이드, 에버그린 등 글로벌 해운사들은 내년 춘제 연휴를 전후해 주장(珠江)삼각주와 푸젠(福建)성의 작은 항구를 오가는 화물 예약을 일시적으로 중단한다고 알렸다.
이들은 선원들에 대한 중국의 엄격한 격리정책으로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앞서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이 귀국하는 자국 상선 선원에게 7주간 격리를 요구하는 등 '극단적인' 수준의 방역조치를 이어가면서 세계적 물류난 해결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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