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테슬라 지분 추가 매각
(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일론 머스크와 마크 저커버그와 같은 미국 거물 기업인들이 올해 보유 주식을 대거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저널은 금융정보업체 인사이더스코어 자료를 바탕으로 한 분석 결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에 속한 기업의 경영자들이 지난달까지 내다 판 주식이 635억 달러(약 74조9천935억원)어치로 지난해보다 50%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한 올해 들어 지금까지 2억 달러 어치 이상의 주식을 내다 판 최고위 경영자들이 48명으로 2016∼2020년 연간 평균치보다 4배나 많았다.
이들 가운데 10여명은 지난해에 보유주식 매각이 전무했으며, 일부는 5∼10년 만에 처음으로 보유 주식을 매각했다.
저널은 올해 증시가 활황세를 보이면서 매각에 따른 이익 규모가 커진 상태에서 연방정부와 지방 정부가 부자 과세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나타낸 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특히 지난달에 기업인들이 155억9천만 달러(약 18조4천억원)어치의 주식을 매각했다면서 부자 증세로 이어질 수 있는 '더 나은 미국 재건 법안'(Build Back Better Act)에 대한 의회 논의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현재 상원에 계류된 이 법안은 내년부터 주식매각을 통한 자본이득을 포함해 조정 총소득이 1천만 달러(약 118억원)가 넘으면 5%의 세금을 부과하고 2천500만 달러(약 295억원)가 넘으면 3%를 추가 부과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주가 상승에 힘입어 세계 최고 부자로 올라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6일 의회의 부유세 논의와 관련해 테슬라 보유 지분 10% 매각 여부를 묻는 돌발 트윗을 올린 뒤 지금까지 120억 달러 가까운 주식을 매각했다.
머스크는 이날도 공시를 통해 217만주에 대한 스톡옵션을 행사하고 이에 따른 세금 납부를 위해 93만4천91주, 9억6천320만 달러(약 1조1천380억원) 어치를 추가 매도했다고 공시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티아 나델라 CEO도 지난달에 보유 주식의 절반을 매각해 3억7천400만 달러(약 4천420억원)를 챙겼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올해 들어 지난해보다 거의 7배나 많은 45억 달러(약 5조3천200억원) 어치의 주식을 내다 팔았다.
구글 공동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지난 5월에 각각 15억 달러(약 1조7천700억원)어치의 구글 주식을 내다 팔았으며, 월마트 소유주인 월튼가(家)도 올해에만 65억 달러(약 7조6천800억원)어치의 주식을 매각했다.
에스티 로더 창업자의 아들인 로널드 로더는 2016년 이후 처음으로 올해 200만주를 매각해 6억 달러가 넘는 자금을 챙겼으며 델 테크놀로지의 마이클 델 CEO와 칼라일 그룹의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회장도 수억 달러 상당의 주식을 현금화했다.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의 대니얼 테일러 교수는 올해 집중된 기업인들의 주식 매각은 최근 들어 전례가 없던 일로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의 정점 당시에 나타난 기업인들의 주식매도 열풍을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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