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현대차 이어 삼성전자까지…미래 먹거리로 '로봇' 낙점

입력 2021-12-12 05:00   수정 2022-02-11 16:19

LG전자·현대차 이어 삼성전자까지…미래 먹거리로 '로봇' 낙점
삼성전자, 로봇사업 본격화…LG전자·현대차처럼 인수합병 나설지 주목



(서울=연합뉴스) 김철선 기자 = 삼성과 LG, 현대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차세대 미래 먹거리로 로봇 사업을 낙점하고 공격적으로 사업을 키우고 있다.
글로벌 로봇 시장이 인공지능(AI)과 정보통신(IT) 기술 발전으로 이미 빠르게 성장해 온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급증한 비대면 서비스 수요 등에 힘입어 관련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자 시장 선점을 위해 전담팀을 꾸리는 등 사업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특히 LG전자[066570]와 현대차[005380]가 이미 유망 로봇 기업을 인수해 핵심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가운데 '3년 내 의미 있는 인수합병'을 공언한 삼성전자[005930]가 로봇 기업 인수에도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로봇사업화 태스크포스(TF)'를 상설 조직인 '로봇사업팀'으로 격상했다. 올해 2월 발족된 TF가 1년도 채 되지 않아 정식 사업팀이 된 것이다.
그간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등 국제무대에서 연구 단계의 로봇 기술을 소개하는 수준에 그쳤다면 이제는 로봇 사업에서 실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전담팀을 통해 사업화를 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올해 1월 온라인으로 열린 'CES 2021'에서 가정용 서비스 로봇 '삼성봇™ 핸디'(Samsung Bot™ Handy)를 공개한 바 있다. 연구 단계로 소개된 이 로봇은 스스로 물체의 위치나 형태 등을 인식해서 잡거나 옮기고 다양한 집안일을 돌보는 모습을 시연했다.
당시 삼성리서치의 승현준 소장(사장)은 "로봇은 AI 기반 개인화 서비스의 정점"이라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최적화한 결합을 통해 로봇이 개인 삶의 동반자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열린 'CES 2020'에서는 강아지처럼 사용자를 따라다니며 명령을 수행하는 지능형 컴퍼니언(Companion·동반자) 로봇 '볼리', 착용형(웨어러블) 보행보조 로봇 '젬스'(GEMS)를 공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로봇 관련 특허를 다수 보유하고 있지만, 실제 제품 출시나 상용화로 이어지는 사례는 많지 않아 현재 로봇 시장에서 존재감은 미미한 상태다.



반면 일찌감치 로봇 사업을 미래 핵심 신사업으로 낙점한 LG전자는 2017년 로봇 기업 SG로보틱스에 지분투자를 하고, 이듬해 로보스타[090360]를 인수하며 안내·배달·요리 등 다양한 분야의 로봇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병원과 호텔, 식당 등에서 자율주행하며 물건을 운반하는 'LG 클로이 서브봇'을 출시한 것을 시작으로 도슨트 기능이 탑재된 안내 로봇 'LG 클로이 가이드봇', 비대면 방역로봇 'LG 클로이 살균봇' 등의 제품들을 선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서울경마공원과 서울시민대학 동남권캠퍼스에 LG 클로이 가이드봇이 새로 도입되기도 했다.
특히 LG전자는 BS사업본부 내 '로봇사업센터'와 최고기술경영자(CTO) 산하의 '로봇선행연구소' 등 로봇 사업 전담 조직을 두고 신제품 개발과 특허 연구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6월 약 1조원을 투자해 세계적인 로봇 전문 업체 미국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하고 로봇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취임 후 첫 대규모 인수·합병(M&A) 사례로, 지분 인수 과정에서 정 회장이 직접 사재 2천490억원을 투자해 지분 20%를 확보하기도 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로봇 개'로 알려진 4족 보행 로봇 '스팟'과 2족 직립 보행이 가능한 로봇 '아틀라스' 등을 개발해 주목받은 기업이다. 자율주행(보행)과 로봇팔, 인지·판단 등 분야의 핵심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차그룹은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통해 공장에서 사람과 함께 일할 수 있는 로봇 개발을 비롯해 제조·물류·건설 분야에도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역량을 접목할 계획이다.



업계에선 이번 조직개편으로 로봇 사업을 본격화한 삼성전자가 LG전자,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로봇 분야 유망 업체를 대상으로 인수합병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시스템 반도체와 바이오, 차세대 통신, 인공지능(AI)과 로봇 등의 분야에 향후 3년간 240조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한 3년 내 의미 있는 규모의 M&A를 추진할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업계 관계자는 "로봇 사업이 미래 성장산업으로 평가되고 중요도가 높아지는 만큼 삼성이 로봇 분야 기업을 대상으로 인수합병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로봇 시장은 서비스, 인명구조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수요와 함께 센서·모터 등의 기술 발전을 바탕으로 급성장해왔으며, 향후 정보통신기술(ICT)의 급속한 발전 속에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2017년 245억달러(약 26조7천억원) 수준이었던 세계 로봇 시장은 2025년까지 연평균 32%의 성장률을 보이며 1천772억달러(193조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kc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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