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도로터널 방재시설 관리지침' 개정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앞으로는 길이가 250∼499m인 짧은 도로터널도 위험도가 높다고 판단되면 피난연결통로를 설치해야 한다.
또한 집중호우 등으로 터널이 침수하는 경우도 '긴급상황'으로 규정돼 모든 터널에서 경보설비를 활용한 침수 위험 전달 및 차량 진입 차단 등의 대응을 해야 한다.
12일 정부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최근 이런 내용을 담아 국토부 예규인 '도로터널 방재시설 설치 및 관리지침'을 개정했다.
기존에는 터널 길이로 구분한 방재등급에 따라 1등급(3천m 이상), 2등급(1천∼3천m 미만), 3등급(500∼1천m 미만) 터널에만 피난연결통로와 격벽분리형 피난대피통로 설치 의무가 있었다.
그러나 개정 지침에 따라 이제는 500m 미만의 4등급 터널이어도 길이가 250m 이상이고, 정량적 위험도 평가에서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면 피난연결통로와 격벽분리형 피난대피통로를 설치해야 한다.
피난대피시설이 미흡한 경우에는 연기를 배출할 수 있는 제연설비를 보강해야 한다.
이는 길이가 짧더라도 터널 구조나 위치, 이용률 등에 따라 화재나 교통사고 등의 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안전관리를 보다 강화하기 위한 취지다.
아울러 기존에 화재·교통사고·위험물 누출로만 정의됐던 터널의 '긴급상황'에 침수가 새로 포함됐다.
이에 따라 침수가 발생하면 방재등급별로 터널에 설치된 비상방송·진입차단설비 등 경보설비를 이용해 침수 위험을 신속히 전달하고 차량 진입을 차단하게 된다.
이는 2019년 감사원이 지적한 사항을 반영한 조치다. 당시 감사원은 "집중호우 시 지하차도에 유입된 물을 적절히 빼내지 못하면 지하차도가 침수돼 도로 기능을 상실하고 인명·재산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관리기준 개선 등을 권고한 바 있다.
이밖에 개정 지침은 터널 내 위험 상황을 운전자에게 더욱 효율적으로 알리기 위해 기존의 정보표지판과 차로이용규제신호등 외에 '진입차단표지판'을 추가로 활용하도록 했다.
안전교육기관으로 지정받은 기관 또는 단체를 통해 터널 관리자 교육을 시행하도록 하는 규정도 신설됐다. 이 역시 터널 관리자 인력에 대한 교육 운영 세부 기준을 마련하라는 감사원의 권고 사항을 반영한 것이다.
작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도로에는 총 2천742개의 터널이 있으며 이 중 길이가 500m 미만인 터널이 1천277개로 가장 많다. 그 외 3천m 이상인 터널은 67개, 1천∼3천m 미만은 525개, 500∼1천m 미만은 873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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