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터키 주지사 "역사상 최악의 토네이도…이런 피해 경험 못 해"
구조 진행되며 피해 더 늘듯…켄터키 5만6천·테네시 7만 정전 피해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미국 켄터키주를 비롯해 중부 5개 주(州)를 강타한 토네이도로 인한 사망자가 100명에 육박하는 등 구조 작업이 진행되면서 피해 규모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토네이도 발생 사흘째인 12일(현지시간) 로이터와 AFP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날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최소 94명에 달한다.
피해가 집중된 켄터키주에서만 80명의 사망자가 확인됐고, 구조 작업이 계속되면서 피해 규모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켄터키 메이필드 양초 공장에서 야간 근무 중이던 노동자 가운데 최소 10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아마존 시설이 위치한 일리노이주에서도 6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테네시에서도 4명이 목숨을 잃었다. 아칸소와 미주리에서도 각각 2명이 숨졌다고 AP는 보도했다.
앤디 베셔 켄터키 주지사는 CNN에 출연, "사망자 수가 100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며 "양초 공장에서 일하던 100명의 근로자 가운데 40명이 구조됐고, 추가 구조자가 나올지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베셔 주지사는 "기도하고 있지만, 추가 구조자가 나오는 것은 믿을 수 없는 기적"이라며 "켄터키 역사상 최악의 가장 파괴적인 토네이도다. 이런 피해를 경험하지 못했고, 무어라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참담함을 토로했다.
켄터키의 경우 몇몇 마을은 사실상 사라지다시피 한 것으로 전해진다.
베셔 주지사는 "아버지의 고향인 팍스톤의 경우 마을이 사라졌다. 설명하기조차 어렵다"며 "보통 집집마다 문을 두드리며 안부를 묻지만, 수십만 명의 사람들은 문조차 없는 상황"이라고 피해의 심각성을 전했다.
현재까지 켄터키에서만 최소한 5만6천 가구가 정전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테네시에서도 7만명 이상이 정전 상태에 놓였다.
디엔 크리스웰 연방재난관리청(FEMA) 청장은 현장에서 구조작업이 진행 중이고 아직 생존자를 발견할 희망이 남아있다면서 이날 중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과 함께 피해 지역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크리스웰 청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에게 피해 현황을 보고 받고 연방 자원 투입을 지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에서 이번에 발생한 토네이도가 역사상 가장 큰 것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연방 정부는 도움이 되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할 것"이라며 피해 복구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미국에서는 통상 춥고 건조한 겨울에는 강력한 토네이도 발생이 드물지만, 최근 이례적으로 중서부 지역의 한랭전선에 따뜻한 공기가 충돌하며 이 같은 토네이도가 발생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미국에서 역대에 발생한 가장 최악의 토네이도는 1925년 미주리에서 발생했다. 당시 모두 219마일(약 352㎞)을 휩쓸며 모두 695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kyungh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