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어린이 사용 모바일 기기서 나체사진 메시지 걸러낸다

입력 2021-12-13 10:37   수정 2021-12-13 12:50

애플, 어린이 사용 모바일 기기서 나체사진 메시지 걸러낸다
사진 뿌옇게 처리하고 경고문 띄워…iOS 업데이트때 기능 추가 예정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어린이가 사용하는 애플 모바일 기기에서 메시지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나체 사진을 주고받는 행위가 걸러진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새로운 기능들을 갖춘 운영체제(OS) iOS 15.2를 조만간 배포할 예정이다.
가장 큰 변화는 메시지 앱의 이미지 탐지·필터링 기능이다.
아동이 소유한 아이폰, 아이패드, 맥 등 모바일 기기가 메시지 앱을 통해 주고받는 이미지의 노출도를 자동 분석해 해당 이미지가 나체 사진으로 판단되면 이를 뿌옇게 처리한 뒤 해당 아동에게 민감한 내용이 들어있다고 경고한다.
또한 아동이 메시지 앱으로 나체 사진을 보내려고 하면 역시 해당 아동에게 이를 경고한다.
경고를 받은 아동은 메시지 앱을 통해 자신의 부모에게 연락할 수 있으나, 부모에게 이런 상황이 자동으로 통지되지는 않는다.
메시지 앱의 이미지 필터링 기능을 작동하려면 가족 공유 계정에서 이를 활성화해야 한다.
애플의 이번 조치는 올 8월 애플의 아동 성 착취물 금지 노력이 사생활 침해 비판을 받고 나온 결과다.
애플은 당초 메시지 앱 이미지 필터링 기능뿐 아니라 애플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이클라우드에서 아동착취 음란물(CSAM)을 자동 탐지하는 기능, 인공지능(AI) 음성 비서 '시리'를 통해 아동학대를 신고하는 기능 등을 추가하려고 했다.

하지만 아동착취 음란물 탐지 기능에 사용되는 알고리즘이 사람들을 감시하는 데 악용될 소지가 있다며 인권단체들이 거세게 반발했다.
이에 애플은 메시지 앱 이미지 필터링과 시리의 아동학대 보고 기능만을 이번에 도입하기로 하고, 아동착취 음란물 탐지 기능은 보류했다.
메시지 앱 이미지 필터링의 경우 당초 나체 사진이 발견되면 부모에게 이를 자동 통지하려고 했으나, 이번에 자동 통지가 제외되기도 했다.
애플은 아울러 사용자가 사망할 경우 고인의 '디지털 유산'(digital legacy)을 받을 수 있는 연락처를 지정하는 기능을 추가하고, 그밖에 사생활 보호 기능도 강화했다.
국내에서는 디지털 성범죄물 유통을 막기 위한 이른바 'n번방 방지법'(개정 전기통신사업법 및 정보통신망법)이 지난 10일 시행되면서 사전 검열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네이버는 관련 법령에 따라 자사 서비스에 등록되는 콘텐츠를 분석해 불법 촬영물 등 특징정보 데이터베이스(DB)와 일치하면 해당 콘텐츠 게재를 제한하고 있다.
카카오는 불법 촬영물 등을 이용자가 신고하는 기능을 마련, 삭제 요청을 처리하기로 했다. 또 불법 촬영물 분석 및 게재 제한 조치는 6개월간 계도기간을 거쳐 적용할 예정이다.
pseudoj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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