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통신 보도…내년 1월 개시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 한국 부천시가 CCTV와 인공지능(AI) 얼굴 인식 기술을 결합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의 동선을 확인하는 시범사업을 시작하기로 해 사생활 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3일 보도했다.
부천시 관계자는 내년 1월부터 얼굴 인식 기술을 이용한 확진자 동선 확인 시스템 가동을 시작한다고 로이터에 밝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AI 얼굴 인식 기술과 부천시 내 1만820여대 CCTV의 정보를 결합, 확진자의 동선과 밀접접촉자가 누구인지, 마스크를 썼는지 등을 확인하게 된다.
부천시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에 제출한 110쪽 분량의 사업계획서에 따르면 현재 확진자 1인당 동선 확인 작업에 30분∼1시간이 걸리나,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5∼10분 안에 10명의 동선 분석을 마칠 수 있다.
부천시 측은 이 시스템이 과부하 상태인 역학조사관들의 업무 부담을 덜고 역학조사 업무의 효율성과 정확성을 높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또 확진자의 부정확한 진술에 크게 의존하는 현 조사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부천시는 이 시스템 구축을 위해 과기정통부 예산 16억원을 지원받고 시 예산 5억원을 투입했다.
앞서 장덕천 부천시장은 작년 말 이 사업을 위해 과기정통부 예산을 신청하면서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CCTV 영상 하나 분석에 몇 시간씩 걸리곤 하지만 시각 인식 기술을 이용하면 한순간에 분석을 마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과기정통부는 이 시스템의 목적은 역학조사관들의 수작업 일부를 디지털화하는 것이며, 전국 단위로 확대할 계획은 현재로서 없다고 로이터에 밝혔다.
현재의 한국 내 역학조사 시스템은 널리 지지를 받고 있지만, 인권단체와 일부 국회의원들은 이번 사업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부천시의 계획에 대해 국민 동의 없이 국민 세금으로 CCTV를 이용해 국민을 감시·통제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부천시 측은 감염병예방법 관련 규정에 의해 확진자 동선을 확인하고 있어 데이터 유출이나 사생활 침해 위험성이 없다고 로이터에 밝혔다.
또 해당 확진자 외에 CCTV에 나온 다른 사람 얼굴은 모자이크 처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jhpar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