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에 주로 나타나는 망막모세포종 환자 대상 효과 확인
대퇴부 통해 안구로 가는 동맥에 항암제 직접 투여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어린아이들 눈에 주로 발생하는 악성종양인 망막모세포종을 치료할 때 안구로 가는 동맥에 항암제를 직접 투여하면 치료 효과가 크게 상승해 안구 보존율이 14배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안과 이승규·소아혈액종양과 한정우·영상의학과 김동준 교수 연구팀은 망막세포종 환자의 안구로 가는 동맥에 항암제를 직접 주입하는 '안동맥 내 항암요법' 도입 전후를 비교한 결과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14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임상의학저널(Journal of Clinical Medicine)' 최신호에 게재됐다.
망막모세포종은 망막에 생기는 악성종양으로, 종양의 크기와 중증도에 따라 다섯 가지(A∼E) 군으로 분류된다. 이 중 종양의 크기가 크고 중증도가 심한 D군 또는 E군은 전신 항암요법만으로 치료가 불충분해 안구를 적출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세브란스병원은 부작용을 줄이고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2010년 항암제의 용량을 줄여 안구로 가는 안동맥 내에 약물을 직접 투여하는 '안동맥 내 항암요법'을 시작했다. 전신 항암요법과 달리 대퇴부에 삽입한 관으로 안동맥에 항암제를 직접 주입하는 방식이다.
이후 연구팀은 안동맥 내 항암요법의 도입 전(1985∼2009년)에 세브란스병원에서 치료받은 D군 또는 E군 망막모세포종 33안(眼)과 도입 후(2010∼2020년)에 치료받은 64안의 5년 안구 보존율과 사망률 등을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안동맥 내 항암요법 도입 전 치료받은 환자의 5년 안구 보존율은 3.2%였으나 도입된 후에는 44.5%로 약 14배였다.
망막세포종 전이로 인한 사망률 또한 2010년 이전 3%에서 2010년 이후 0%로 낮아졌다.
또 안동맥 내 항암요법 치료가 도입되면서 일차치료로 안구 적출을 시행한 경우는 14.1%로 도입 전 57.6%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이승규 교수는 "망막세포종 치료의 중점은 아이의 안구를 보존하고 시력을 최대한 살려 성인이 되어서까지 삶의 질을 유지하며 생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치료법을 개발해 환자 특성에 따른 맞춤 치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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