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가격 상승세·국가간 에너지 갈등 심화…"철저히 대비"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석유·가스·광물 등 여러 자원의 수급에 동시다발적으로 문제가 생기는 상황을 가정한 정부의 첫 종합 대응훈련이 실시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4일 정부세종청사와 석유공사·가스공사·광해광업공단 등 3개 자원공기업 본사 상황실에서 '자원안보 위기대응 모의훈련'을 했다.
이날 훈련은 글로벌 자원가격 상승 등 수급 불확실성이 커지고 겨울철(12월∼내년 2월) 에너지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자원수급 위기 발생에 대비하기 위해 추진됐다.
석유·가스·광물의 동시 위기 발생 상황을 가정해 에너지 공급망을 점검하는 첫 번째 종합훈련이기도 하다. 기존에는 에너지원별로 단편적인 상황에 맞춰 훈련을 해왔다.
산업부에 따르면 올해 11월 기준으로 국제 천연가스 가격(JKM)은 100만BTU(열량단위)당 32.81달러로 작년 11월의 6.81달러보다 약 4.8배 급등했다.
같은 기간 석탄 가격(호주탄)은 t(톤)당 63.71달러에서 158.01달러로 약 2.5배, 유가(두바이유)는 배럴당 43.42달러에서 80.30달러로 약 1.8배 올랐다.
여기에다 중국의 호주산 석탄 수입제한, 유럽연합(EU)과 러시아 간 가스공급 갈등 등 에너지를 둘러싼 지정학적 사태까지 겹치면서 자원수급의 불안정성은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다.
이날 훈련은 위기 발생 후 자원공기업의 12일간 대응을 6시간으로 축약해 점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오전에는 석유·가스·광물 등 3개 자원의 위기경보 단계가 '경계'에서 시작해 '심각'으로 동시에 심화하는 상황이 주어졌다.
구체적으로 석유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간 지속돼 원유 도입에 차질이 빚어진 상황, 가스는 기상이변으로 글로벌 LNG 수요 급증 및 국내 공급 차질이 발생한 상황, 광물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제한 장기화로 국내 희토류 수급에 차질이 생긴 상황을 가상으로 설정했다.
이어 오후에는 대규모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등 3개 공기업별로 2개의 돌발상황이 일어난 시나리오를 가정해 긴급 의사결정과 대응조치 등을 점검했다.
훈련을 마친 뒤에는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평가단의 강평과 참석자 토론을 통해 문제점을 분석하고 개선 방안을 도출했다.
산업부는 이번과 같은 종합훈련을 매년 정례적으로 실시해 자원위기 발생 시 위기대응 역량을 높이고, 현재 검토 중인 '자원안보 위기대응 종합매뉴얼'을 실제 상황에 적용·보완한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지난해 5월 발표한 '자원개발 기본계획'에 따라 선제적으로 위기를 식별하기 위한 한국형 자원안보 진단지표 개발, 비상시 위기대응체계 강화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훈련상황 참관을 위해 가스공사 인천 LNG 생산기지를 방문한 박기영 2차관은 "국제 가스가격 상승 등 가스시장이 불안한 상황인 만큼 동절기 이상 한파, 생산국의 공급 차질 등 어떠한 수급위기 가능성에도 대비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bryo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