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달러당 14.75리라에 거래…올해 들어 리라 가치 50% 폭락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터키 리라화의 가치가 또다시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자 터키 중앙은행이 시장 개입에 나섰다.
13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터키 리라화의 가치는 이날 장중 사상 최저치인 1달러당 14.75리라까지 급락했다.
올해 초 1달러당 7리라 초·중반에 거래되던 것을 고려하면 리라화 가치는 거의 절반으로 하락한 셈이다.
이에 터키 중앙은행은 성명을 내고 "환율상의 불건전한 가격 형성 때문에 매매에 개입했다"고 밝혔다.
중앙은행의 개입 이후 리라 가치는 1달러당 14.13리라까지 올랐으나, 이는 전 거래일 종가와 비교하면 여전히 1.8% 하락한 수치다.
리라화 가치 하락은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일반적으로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외화 대비 자국 통화의 가치가 하락하고, 시중 통화량이 증가해 물가가 상승한다.
터키 중앙은행은 지난 9월 이후 석 달 연속 기준금리를 인하해 19%이던 금리를 15%로 낮췄다.
여기에 오는 16일 예정된 통화정책위원회에서 중앙은행이 또다시 기준금리를 낮출 것으로 전망되면서 리라 가치는 한동안 하락세를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요구에 따른 것으로 에르도안 대통령은 고금리가 고물가를 유발한다는 독특한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그는 "고금리는 만악의 부모"라는 발언을 해왔으며, 금리 인하 요구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여러 차례 중앙은행 총재를 경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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