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름 받는 곳으로 갈 것"…작년 대선 불복 과정서 트럼프와 사실상 결별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이 2024년 대통령 선거 본선 티켓을 거머쥐기 위한 공화당 경선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출마 의향을 숨기지 않는 가운데 펜스 전 부통령 역시 대권 도전을 시사하는 행보를 보이기 때문이다.
12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펜스 전 부통령은 최근 CNN방송 기자에게 자신의 출마 문제에 대해 "2023년에 나와 내 가족은 우리가 항상 해온 일을 할 것이라고 솔직히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되돌아보고 기도하면서 우리가 가장 잘 섬길 수 있는 지점을 결정할 것"이라며 "우리가 부름을 받는 곳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출마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으로 해석됐다.
펜스 전 부통령은 그간 아이오와, 뉴햄프셔,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등 공화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초기 경선 지역을 방문해 이런 관측을 더했다.
펜스는 2016년 대선 때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출마해 당선됐지만, 4년 후 부통령 후보로 다시 출마했을 때는 패배했다.
두 사람 모두 출마를 결정할 경우 펜스 전 부통령은 한솥밥을 먹던 사이이자 '상사'이던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맞붙는 이례적 상황이 만들어진다.
현재 공화당 대선 구도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압도적 우위다. 지난주 초 발표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은 공화당 주자 중 67%로, 2위 펜스 전 부통령(9%)에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앞서 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제외했을 경우에는 펜스가 25% 지지율로,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30%)를 뒤쫓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와 펜스는 작년 11·3 대선 이후 사실상 결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대선 불복에도 당연직 상원 의장이던 펜스가 지난 1월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를 주재하며 조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을 인증한 행동에 대해 수 차례 비난했다.
펜스 전 부통령은 당시 합동회의가 형식적 절차에 불과해 자신이 독자적으로 판단하거나 인증을 저지할 권한이 없었다고 반박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대선 재도전 여부를 내년 11월 중간선거 이후에 결정하겠다고 밝혔지만, 출마를 시사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12일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한 행사 연설에서 자신이 2016년뿐만 아니라 2020년 대선에서도 승리했다며 '부정선거' 주장을 반복한 뒤 "세 번째에 대해 매우 힘있게 생각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행사를 함께 진행한 폭스뉴스의 전직 진행자 빌 오라일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드샌티스 주지사를 제안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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