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마찰' 리투아니아 외무장관 "나는 안간다"
(브뤼셀=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미국이 주도하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에 대한 공동 입장 조율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회원국 사이에 이견이 있어 당장 결론이 나오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 AP 통신 등에 따르면 EU 회원국 외무장관들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회의에서 베이징 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 동참 여부에 대해 논의하고 이 문제에 대한 EU 차원의 공동 접근법을 모색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 6일 중국의 인권탄압을 이유로 내년 2월 열리는 베이징올림픽에 보이콧을 천명했고 동맹인 영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등이 동참을 선언했다.
외교적 보이콧이란 올림픽에 선수단을 보내되 정부나 정치권 고위급 인사로 꾸려진 사절단은 파견하지 않아 주최국에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프랑스 등 몇몇 EU 회원국은 외교적 보이콧에 동참하고 싶은 생각이 별로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알렉산더 샬렌베르크 오스트리아 외무부 장관은 이날 "우리는 중국의 인권 상황에 대해 매우 분명한 입장을 갖고 있다"면서 "하지만 올림픽 같은 스포츠 행사를 정치적으로 다루는 것은 유용해 보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아날레나 배어복 독일 외무부 장관은 독일 방송에서 올림픽을 위해 "운동선수들은 몇 년, 때로는 그들 인생의 절반을 준비한다"면서 이것이 올림픽을 "정치적 문제로 이용하면 안 되는 이유"라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미 지난 9일 베이징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의 효용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동참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같은 날 장미셸 블랑케 프랑스 교육부 장관은 프랑스는 베이징 올림픽에 록사나 마라시네아노 교육부 산하 체육 담당 장관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가까운 관계인 헝가리의 경우 절대 외교적 보이콧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EU 외교관들은 말했다.
그러나 최근 대만 문제로 중국과 마찰을 빚고 있는 리투아니아의 가브리엘류스 란즈베르기스 외무 장관은 이날 회의에 앞서 취재진에게 자신은 베이징 올림픽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 아셀보른 룩셈부르크 외무부 장관은 자신은 외교적 보이콧이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프랑스의 입장과 같은 생각이라면서 하지만 EU 회원국들이 베이징 올림픽과 관련한 해법을 이날 혹은 이번 주에는 찾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문제는 오는 16일 예정된 EU 정상회의에서도 논의될 예정이다.
EU가 이같이 주저하는 것은 미국과 중국 간 경쟁 구도 사이에서 길을 찾으려고 하는 EU의 입장을 반영한 것이라고 로이터는 진단했다.
EU는 그동안 중요한 경제적, 전략적 협력국인 동시에 갈수록 공세적이 되는 체제 경쟁자이기도 한 중국에 대한 대응에 있어 딜레마를 드러내 왔다. 회원국 사이에서도 중국에 대한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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