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서 "오미크론 사망자 정보 숨기지 말아야" 비판

입력 2021-12-14 11:12   수정 2021-12-14 11:45

영국서 "오미크론 사망자 정보 숨기지 말아야" 비판
"부스터샷 희망자 몰리면서 5시간 기다려 접종"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영국에서 13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 변이인 오미크론에 감염된 환자가 처음 사망했으나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불안이 커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카롤 시코라 버킹엄대 의대 교수는 13일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정부가 대중의 공포를 부추기기보다는 가라앉히기 위해 상세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오미크론 변이에 걸려 최소 1명의 자국민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지만 사망자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여부나 기저질환 유무, 연령, 주 사망원인 등은 알리지 않았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코로나19 감염자 대다수가 오미크론 변이에 걸린 만큼 남아공에서 이미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사망자가 나왔을 가능성이 있지만 실제 검사를 통해 오미크론 변이 감염 사망자로 확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코라 교수는 "영국의 코로나19 사망자 평균 연령이 82.5세"라면서 사망자가 오미크론 변이 때문에 죽은 게 아니라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상태에서 심장마비 등 다른 이유로 사망했을 수 있는 만큼 정보 공개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존슨 총리의 대변인은 환자의 개인정보를 공개하기 어렵다면서도 영국 보건안전국(UKHSA)의 주간 보고서에 관련 내용이 담길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오미크론 변이의 전염성을 고려할 때 이에 따른 사망자 발생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영국 보건부에 따르면 이번 주 들어 하루 확진자는 전주 대비 6% 증가한 5만4천여 명이다.
정부의 보건·과학 고문역들은 오미크론 변이가 현 추세대로 확산하면 이달 말이면 하루 100만 명까지 확진자가 늘어날 수도 있다고 경고하는 상황이다.
UKHSA의 수석의료고문인 수잔 홉킨스 박사는 "입원은 항상 감염 몇주 뒤 이뤄지는 만큼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입원하기 시작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백신 추가접종(부스터샷)을 권고했다.
영국 보건당국은 오미크론 변이에 걸려 입원 중인 환자가 10명이며, 이들의 연령대는 18∼85세로 다양하고 대부분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2차까지 마친 상태라고 밝힌 상태다.
사지드 자비드 영국 보건부 장관은 이날 하원에 출석해 오미크론 변이 감염 사례가 전날보다 1천567명 늘어 4천713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또 현재 런던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의 44%가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됐으며, 오미크론 변이가 48시간 안에 수도를 지배하는 우세종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존슨 총리가 연말까지 18세 이상 모든 성인을 대상으로 부스터샷을 접종하겠다고 전날 밝힌 뒤 코로나19 백신 추가 접종을 하려는 사람이 몰리면서 혼란이 빚어졌다.
일부 접종 장소에서 길게는 5시간까지 줄을 서야 했고, 백신을 맞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리는 경우도 있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의 백신 예약 시스템도 과부하로 멈췄다.
영국 정부 홈페이지를 통한 코로나19 자가진단 키트 신청 역시 일시 중단됐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진단 키트가 부족하지 않지만 이례적으로 많은 수요 때문에 신규 주문을 받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bs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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