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미국에서 첫 한국계 여성 연방고등법원 판사가 탄생했다.
13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미 상원은 이날 루시 고(53·한국명 고혜란) 현 캘리포니아 북부연방지방법원 판사를 제9연방고법 판사로 인준하는 안을 표결에 부쳐 50대 45로 통과시켰다.
2010년 한국계 최초로 미 연방지법 판사 자리에 오른 고 판사는 지난 9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연방고법 판사 지명을 받았다. 제9연방고법은 캘리포니아·워싱턴·네바다 등 서부 지역을 관할하는 대형 법원이다.
앞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2016년 초 고 판사를 제9연방고법 판사로 낙점했지만, 당시 야당인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에서 인준이 표류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은 그동안 사법부 구성의 다양성을 강조해 왔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표결에 앞서 "이민자의 딸이라는 고 판사의 배경은 '아메리칸드림'의 고무적 증거"라고 평가했고, 앨릭스 파딜랴 상원의원도 "아메리칸드림의 전형"이라고 말했다.
고 판사도 지난 10월 인준 청문회에서 "사법부 내 다양성은 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강화할 뿐만 아니라 누구나 법관이 될 수 있다는 아메리칸드림의 재확인"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특허·영업비밀·상법 전문가인 고 판사는 2014년 마무리된 삼성과 애플간 특허 침해 소송 1심을 주관했고 지난해에는 인구조사를 조기에 마감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계획에 제동을 거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워싱턴DC에서 태어난 고 판사는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했다.
남편은 마리아노-플로렌티노 쿠엘라 전 캘리포니아주 대법관이다.
한국계 첫 미 연방고법 판사는 2004년 작고한 허버트 최(한국명 최영조)다.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에서 일하던 부모에게서 태어나 하버드대 로스쿨에 진학했으며 1971년 리처드 닉슨 당시 대통령이 제9연방고법 판사에 낙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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