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대만 국민투표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금지' 통과 가능성

입력 2021-12-14 14:05   수정 2021-12-14 14:33

18일 대만 국민투표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금지' 통과 가능성
모든 안건 반대 독려 차이잉원 총통 타격 받을 듯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오는 18일 실시되는 대만 국민투표에서 락토파민 함유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 금지 등 일부 안건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고 현지 매체가 14일 보도했다.
이 같은 전망으로 지난해 야당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락토파민이 함유된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을 강행한 차이잉원(蔡英文) 정부에 악재가 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4개의 안건 가운데 1개라도 안건이 통과되면 '4개 부동의'(四個不同意) 슬로건을 내걸고 모든 안건에 반대투표할 것을 독려하는 차이잉원 총통의 레임덕이 예상보다 빨리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로 인해 내년 지방선거 등 주요 선거를 앞둔 민진당 내 파벌의 이합집산이 벌어지고 차기 대권 주자의 발걸음이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제1 야당 국민당의 주리룬(朱立倫) 주석의 2024년 대권 행보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여 국민투표 이후의 정국 변화가 주목되고 있다.
대만 TVBS 방송은 지난 1~6일 18세 이상 성인 1천20명을 상대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TVBS는 락토파민 함유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 금지의 찬성(동의) 55%, 반대(부동의) 33%로 조사됐다고 언급했다.
야당인 국민당 지지자 83%가 찬성하고 여당인 민진당 지지자 찬성은 33%에 그쳤다. 중도층은 55%가 찬성 의사를 밝혔다.
18~29세 연령에서 수입 금지에 찬성을 밝힌 비율이 47%에서 59%로 늘어난 반면 반대는 35%로 감소했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대만 시민이 락토파민 돼지고기의 수입이 중단되면 미국과 대만의 무역투자기본협정(TIFA) 협상에 차질이 발생할 것이라는 정부 측 입장보다는 미국 관계와 미국산 돼지고기의 수입 문제는 별개라는 주장을 펼친 야당의 입장에 동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어 국민투표일과 대선과의 연계 찬성 53%, 반대 35%로 조사됐다고 전했다.
아울러 제4원전 상업 운전 개시 찬성 46%, 반대 42%, 북부 타오위안(桃園)의 조초(藻礁·산호의 한 종류) 해안에 건설 중인 천연가스 도입 시설 이전 찬성 39%, 반대 35%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에서 시민 64%가 투표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투표 불참 의사(29%)보다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 같은 국민투표 참여율이 지난달(62%)보다 2% 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TVBS는 실제 투표율이 전화 여론조사에 비해 낮다는 것을 고려해 조사 결과를 보수적으로 해석해도 락토파민 돼지고기 수입 및 국민투표와 대선 연계는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고 풀이했다.
대만 국민투표는 찬성 유권자가 반대 유권자보다 많고, 찬성 유권자가 전체 등록 유권자(약 2천만명)의 4분의 1만 넘기면 해당 안건은 통과된다.
대만에서는 전체 유권자의 1.5%(약 28만명)의 서명만 확보하면 국민투표가 치러져 국민투표 시행의 문턱이 매우 낮다.
차이 총통은 이번 국민 투표를 야권의 정치 공세로 규정하고 '4개 부동의' 구호를 내세우며 반대를 위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반면 야당인 국민당은 '4개 동의' 구호를 앞세워 강력한 대정부 공세에 나서고 있다.
jinbi100@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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