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硏 '확장현실 기술 활용 동향' 보고서
(서울=연합뉴스) 박성민 기자 =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자동차에 증강현실(AR)이나 가상현실(VR) 등 확장현실(Extended Reality) 기술을 본격적으로 적용하는 추세여서 관련 산업 성장에 대비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15일 발표한 '자동차 산업에서의 확장현실 기술 활용 동향' 보고서에서 확장현실 기술이 자동차 운전자를 위한 각종 장치에 이미 적용되고 있을 뿐 아니라 생산·정비 단계에서도 활용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선 운전자의 사용자경험(UX)과 사용자환경(UI)을 개선하기 위해 확장현실 기술이 앞 유리와 리어뷰 미러(rear view mirror)에 적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연구원은 앞 유리 확장현실 기술과 관련, "탑승자에게 현실적이고 직관적인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지도 데이터와의 실시간 연동 및 사물 감지가 가능한 AR 헤드업 디스플레이(HUD)가 출시되고 있으며, 현재 관련 시장의 성장을 견인 중"이라고 전했다.
현대모비스[012330]는 지난해 10월 영국 엔비직스에 300억원을 투자해 자율주행용 AR HUD 개발 계획을 발표했고, LG전자[066570]는 폭스바겐과 함께 AR HUD를 공동개발해 폭스바겐 ID.4에 적용했다.
HUD는 운전석 앞 유리에 텍스트나 이미지를 투사해 주행 관련 정보를 보여주는 편의 장치다. 글로벌 HUD 시장은 2020년 13억달러(약 1조5천억원)에서 2026년 46억달러(약 5조4천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는 각종 주행 정보를 표시하는 실내 디스플레이의 한계 때문이라는 게 연구원의 분석이다. 디스플레이가 확대 적용되고 있지만, 주의 분산이나 실수로 인한 오작동 가능성 등이 있다는 것이다.
또 리어뷰 미러의 경우 카메라로부터 확보한 이미지를 후처리해 시야각을 확대하고 시인성을 개선하는 동시에 거리·속도 정보 등도 제공하는 디지털 미러 시스템이 적용되는 사례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연구원은 전했다.
생산·정비 부문에서도 확장현실 기술이 실시간 감응형 작업과 교육 등에 활용되고 있다.
연구원에 따르면 도요타는 실제 차량에 3D 이미지와 홀로그램을 투사하는 복합현실(Mixed Reality) 기술을 생산·정비 및 교육 등에 활용하기 위해 시도하고 있다.
폭스바겐도 AR이 적용된 스마트 글라스를 2015년부터 공장에서 시범 활용했고, 스코다는 생산 라인의 유지 보수 문제 해결을 위해 증강현실 활용을 고려 중이다.
벤츠는 지난 10월 정비사가 원격으로 연결된 전문가와 3D 이미지와 홀로그램 기반 시각 정보 등을 공유하면서 작업을 하는 솔루션을 발표했다.
연구원은 확장현실 기술 활용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자율주행 고도화와 소비자 수요에 맞춰 스티어링휠, 뒷유리, 선루프 등으로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원은 "볼보는 지난달 이스라엘의 광학·이미징 업체 스펙트럴릭스와 협력해 전면 유리 전체 또는 창문 크기에 맞춤 적용이 가능한 HUD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발표했다"고 소개했다.
또한 완성차 업체들이 온·오프라인 쇼룸에서 스마트 글라스를 활용해 차종별 정보를 제공하거나 경쟁사 모델과의 비교 등을 가능하게 하는 확장현실 서비스가 등장할 것이 유력하다고 연구원은 내다봤다.
연구원은 아울러 기존 내연기관 차량 생산·정비 인력의 재교육이나 전환이 필요한 시점에서 확장현실을 활용한 작업 및 교육환경 조성으로 효율성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연구원은 "한국이 관련 산업을 선도하려면 소재·광학·콘텐츠 분야의 협력적 기술개발과 확장현실 생산·교육 플랫폼 구축 등의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며 "차 유리에 디스플레이를 적용하려면 높은 가시성과 자동차 등급의 까다로운 신뢰성 기준을 충족해야 해 소재·광학 분야와의 협업을 통한 기술개발이 필수"라고 제안했다.
min2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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