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로운 중국' 인기 유튜브 동영상…알고 보니 中 당국 지원

입력 2021-12-15 00:14   수정 2021-12-15 14:03

'평화로운 중국' 인기 유튜브 동영상…알고 보니 中 당국 지원
홍보성 동영상에 제작비 제공…동영상 공유로 조회수 증가 도움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활기차고 평화로운 중국의 다양한 모습을 소개하면서 인기를 끌었던 유튜브 인플루언서들의 콘텐츠가 중국 당국의 지원으로 제작된 것으로 밝혀졌다.
뉴욕타임스(NYT)는 14일(현지시간) 중국의 국영 언론사와 지방 정부 등이 중국과 관련한 긍정적인 영상을 제작하는 외국인 유튜버들에게 금전적인 보상을 제공했다고 보도했다.
NYT는 이스라엘 출신 유튜버 라즈 갈오르를 예로 들었다.
베이징 유학생 시절부터 동영상을 제작했던 갈오르는 중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의 일상생활과 중국의 모습 등을 유튜브에 올려 스타가 됐다.
최근 그는 강제 노동이 이뤄진다는 비판을 받는 신장 위구르의 목화밭을 방문해 "이곳의 풍경은 너무나도 평범하다"고 선언했다.
그는 현지인들과 케밥을 먹은 뒤 "사람들은 친절하고, 자기 일을 하면서 살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NYT 취재 결과 그가 출연하는 동영상을 제작하는 'YChina'라는 회사는 중국개발은행의 자금지원을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YChina는 중국의 국영 언론사 2곳과 계약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호텔과 음식을 소개하는 동영상으로 수백만 명의 구독자를 확보한 리 배럿은 중국 당국으로부터 숙박과 음식 등 여행 비용을 받는다고 인정했다.
다만 배럿은 "중국 당국이 동영상 내용에 대해선 간섭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NYT는 중국을 홍보하는 영상을 올리는 외국인 유튜버들은 직접적인 금전적 보상 외에도 구독자 수와 트래픽 증가 등의 지원을 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신장 위구르의 목화밭을 평화롭게 묘사한 갈오르의 동영상은 중국의 대사관을 비롯해 각종 중국 언론사의 페이스북과 트위터 계정에 공유됐다.
그의 동영상을 공유한 각종 중국 기관의 구독자 수를 합산하면 4억 명에 달한다.
유튜브 동영상 제작자는 조회 수에 따라 수익을 배분받는 만큼 이 같은 중국 당국의 측면 지원은 곧바로 경제적 이득으로 연결된다는 이야기다.
현재 중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유튜버 인플루언서 중 상위 6명이 기록한 유튜브 조회수는 1억3천회, 구독자 수는 110만 명에 달한다.
중국 인터넷 업계에서 근무했던 에릭 리우는 "중국의 목적은 홍보전에서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 진실을 감출 수 있도록 혼돈과 의심을 증폭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kom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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