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中 신장 위구르 인권탄압·정치 사찰 조력 정황"<WP>

입력 2021-12-15 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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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中 신장 위구르 인권탄압·정치 사찰 조력 정황"<WP>
WP, 화웨이 자료 100여건 분석…안면인식기술 정치사찰에 이용
"신장 위구르 감시 위한 '스마트감옥'의 기술 밑그림 제공"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중국 정보기술(IT) 산업의 대표기업인 화웨이가 중국 정부의 인권 탄압 및 정치사찰 등에 관여한 정황이 확인됐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14일(현지시간) 화웨이의 파워포인트 자료 100건 이상을 분석한 결과, '기밀'로 분류된 자료 가운데 일부에서 화웨이가 지금까지 부인해온 것과 달리 중국 정부의 사찰 등에 광범위한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증거들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화웨이는 이들 마케팅 자료를 지난해말까지 웹사이트에 올려놓았지만 현재는 삭제한 상태다.
화웨이는 거듭되는 부인에도 그간 미국을 비롯한 서구권에서 중국 정부에 첩보 정보를 제공한다는 지속적 의심을 받아왔다.
미국은 2019년 5월부터 미국에서 생산된 반도체를 화웨이에 수출하지 못하게 하는 등 강력한 제재를 펴고 있고, 주요 국가들의 5G 네트워크 구축 사업에서도 화웨이 배제를 촉구해 왔다. 이로 인해 화웨이는 실제 상당한 타격을 입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WP는 3천장 이상의 파워포인트 슬라이드를 확인한 결과 화웨이는 중국 정부가 음성 인식 및 안면 인식 기능을 통해 정치적 요주의 대상을 감시하거나 수용소에 억류된 사람들을 재교육하도록 자사의 기술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이들 자료는 2014년부터 2020년에 걸쳐 만들어졌으며, 화웨이의 워터마크도 포함됐다.
자료에 따르면 우선 화웨이는 음성지문 분석을 국가 안보와 방어 목적에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작성된 자료에 따르면 화웨이는 중국의 인공지능 업체인 아이플라이테크와 함께 '음성지문 운영 플랫폼'을 개발, 기존에 확보한 음성 데이터를 활용해 특정인을 인식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화웨이나 아이플라이테크가 음성 자료를 확보하는 데 관여했는지 여부는 정확하지 않다고 WP는 덧붙였다.
아이플라이테크는 2019년 10월 미 상무부가 신장 위구르 인권 탄압을 이유로 제재를 가한 28개 기관 중 하나다.
화웨이는 또 중국 정부의 구류자들에 대한 교화 및 재교육, 노동 프로그램을 위한 '스마트 감옥'의 기술적 밑그림을 제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은 2017년부터 위구르 지역에서 소수 민족을 기소 없이 구류해 고문과 강제 노동, 사상 재교육 등을 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국제 사회의 비난을 받고 있다.
화웨이와 상하이의 한 업체가 공동 개발한 이 시스템이 이 같은 인권 탄압에 악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WP는 지적했다.
화웨이는 별도의 자료에선 자사의 안면 인식 기능이 신장 위구르 안보 유지에 도움을 제공했다고 직접적으로 명시하기도 했다.
화웨이는 자사의 감시 시스템이 신장에서 사용됐다는 비판에 "전세계에 제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고객들이 이를 어떻게 사용하는지는 알지 못한다"며 직접적 연관성을 부인해 왔다.
이와 함께 화웨이는 중국 공안 당국이 정치적 관심 인물의 위치를 확보하고 카메라를 이용한 안면 인식으로 이들을 추적하는 데에도 관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WP는 덧붙였다.
화웨이는 관련 의혹 제기에 "특정 그룹이나 사람을 목표로 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거나 판매하지 않았고, 모든 사업은 법과 사업 윤리에 기초해 이뤄졌다"고 밝혔다.
kyungh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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