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린어페어, 전문가조사…핵보유국 증가 가능성 찬반 팽팽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서방의 일부 외교 안보 전문가들은 향후 10년내 한국의 핵무기 보유 압박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특히 한국을 잠재적 핵무기 보유 가능국으로 유력하게 거론하면서 미국의 핵억지 영향력에 따라 보유 여부가 판가름 날 것이라고 대체로 분석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에 따르면 서방의 외교 안보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앞으로 10년간 핵 무기를 보유한 나라의 수가 늘어날 것이다'라는 전망에 대한 찬반 의견을 조사한 결과, 찬성과 반대 의견이 사실상 팽팽하게 맞섰다.
응답자 중 21명이 반대(19명) 혹은 매우 반대(2명)라고 밝힌 반면, 19명은 찬성(14명) 혹은 매우 찬성(5명)이라고 답했다. 중립이라는 응답은 7명이었다.
구체적으로 어맨다 골리 호주 대사는 비확산 체제에 대한 믿음을 근거로 국제사회의 집단적인 의지가 추가적인 핵확산을 막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프랜시스 개빈 존스홉킨스대 교수도 "핵확산에 대한 공포가 지난 60년을 지배해 왔지만, 실상은 핵 억지 체제가 효과적으로 유연하게 작동해 왔다"고 추가 핵확산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루이스 던 전 핵확산금지조약 심사회의 미국대사 역시 "가장 가능성이 높은 이란의 경우 핵 보유에 따른 손실이 크다"며 "두 번째 잠재 후보국인 한국은 핵 반대론이 우세하고, 한미 동맹이 신뢰할 수 있는 한 이 같은 상태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케이틀린 탤머지 조지타운대 교수는 "이란이 10년 내 핵을 보유할 가능성이 있고, 한국과 일본, 대만에서 핵 보유에 대한 압박 역시 증가할 것"이라며 "그러나 미국이 한국과 일본에 대해선 효과적 억지를 펼 것이고, 대만의 경우 중국이 핵 보유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엠마 애슈퍼드 애틀랜틱 카운슬 선임 연구원은 "세계가 다극화한다는 점에서 미국의 핵우산 정책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고,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 탈퇴 등 최근 미국의 일련의 행동들이 일부 나라의 독자적 핵 개발을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프란체스카 지오바니니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교수는 "일본과 이란이 핵 개발을 추동할 가능성이 있다"며 "동아시아 안보 지형이 악화하며, 일본과 한국 정부가 억지 능력 강화에 대한 압박에 놓일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조지 페르코비치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부이사장은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일본, 한국 등 4개국을 향후 10년간 핵보유 가능국으로 꼽으면서도 미국의 영향력 약화 여부에 따라 이들 나라의 핵보유가 판가름 날 것이라며 중립 입장을 표했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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