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항암 실험 신약 L-NMMA가 유방암 중에서도 치료가 어려운 3중 음성 유방암(triple negative breast cancer)에 효과가 있다는 초기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
3중 음성 유방암은 에스트로겐 수용체, 프로게스테론 수용체, 인간 표피성장인자 수용체 등 3가지 호르몬 수용체가 모두 발현되지 않는 공격적 형태의 유방암으로 전체 유방암의 약 15~20%를 차지하고 있다.
3중 음성 유방암은 기존의 치료법으로 공격할 수 있는 표적(수용체)이 적기 때문에 치료에 한계가 있다.
3중 음성 유방암은 수술과 항암요법이 치료의 근간을 이루고 있지만, 항암치료에는 내성을 나타내는 경우가 적지 않다.
미국 휴스턴 메소디스트 암센터의 제니 창 박사 연구팀이 3중 음성 유방암 환자 2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1~2상 임상시험 결과 암의 진행이 억제되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15일 보도했다.
임상시험 참가자 중 11명은 종양이 커지고 있기는 하지만 원발 부위를 아직 벗어나지 않았고 13명은 암세포가 주위의 다른 부위로 전이된 상태였다.
이들에게는 L-NMMA와 항암제인 도세탁셀(docetaxel)이 병행 투여됐으며 치료는 3주 간격으로 모두 6 사이클 진행됐다.
그 결과 전체적으로 11명이 암의 진행이 억제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암이 원발부위를 벗어나지 않은 11명 중에서는 9명, 암이 다른 부위까지 전이된 13명 중에서는 2명에게서 이러한 효과가 나타났다.
효과가 나타난 11명 중 2명은 암의 징후가 사라졌다.
전체 참가 환자 중 21%에서 일부 부작용이 나타났으나 L-NMMA와 관련된 부작용은 전혀 없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이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여러 나라에서 3상 임상시험을 진행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L-NMMA는 종양의 성장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산화질소를 표적으로 하는 산화질소 합성 억제제이다.
L-NMMA는 앞서 시험관 실험에서 종양의 성장과 확산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L-NMMA는 산화질소의 신호 전달을 억제한다. 이는 정상적인 건강에 필요하지만 3중 음성 유방암의 경우 산화질소의 신호 전달이 증가하면 예후가 나빠진다.
이 임상시험 결과에 대해 미국 임상종양학회(American Society of Clinical Oncology) 의료 실장 줄리 그랠로 박사는 효과와 안전성 확인을 위해서는 추가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논평했다.
3중 음성 유방암은 한때는 항암요법이 유일한 치료법이었지만 지금은 여러 새로운 치료제가 승인되거나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라고 그는 밝혔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초기 단계의 3중 음성 유방암 치료제로 면역항암제 키트루다(Keytruda)를 승인해 지금은 표준 치료법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이밖에 암세포에 직접 전달하는 항체인 트로델비(Trodelvy)도 금년에 FDA의 승인을 받았다고 그는 밝혔다.
또 일부 3중 음성 유방암은 남성 호르몬인 안드로젠 수용체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항안드로젠 제제에 대한 임상시험도 진행 중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의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중개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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