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반도체 문제 장기화, 해상운임·원자재 가격 상승분 반영"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글로벌 공급병목 현상 등의 영향으로 올해보다 내년에 자동차 등 내구재 가격이 많이 오르면서 물가 상승 압력도 커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한국은행은 16일 발표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에서 에너지, 축산물, 내구재, 노동시장 등 부문별로 공급병목의 영향을 분석해 결과를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특히 내구재 가격의 경우 반도체 공급 차질,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영향이 당분간 이어져 내년에는 올해보다 오히려 오름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한은은 "차량용 반도체 공급 차질이 내년 하반기에나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기존 내연기관차보다 반도체 탑재량이 많은 전기차·스마트카 생산 비중이 커지면서 반도체 문제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가전 등 기타 내구재 가격 오름세도 현재 주요국보다 약하지만, 해상운임과 원자재 가격 상승분 등이 반영되면서 점차 상승 폭이 커질 수 있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한은은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자동차 등 일부 내구재를 중심으로 공급병목의 물가 영향이 나타나는 가운데, 목표 수준을 상당폭 상회하는 물가 오름세가 지속돼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불안해질 경우 수요·공급 측면의 물가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크고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은에 따르면 에너지 가격의 경우 겨울 난방 수요가 줄어드는 내년 2분기 이후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탄소중립 이행 과정에서 수급 불균형 상태가 길어져 가격 오름세가 지속될 가능성도 함께 거론되고 있다.
축산물 가격 상승률은 수급 불균형 해소와 함께 내년 중 낮아질 가능성이 크고, 임금 측면의 물가 상승 압력은 아직 높지 않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shk99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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