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중앙은행 기준금리 1%P 인하…15%→14%로
리라화 1달러당 15.7리라로 하락…리라 가치 올 초 대비 반토막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리라화 가치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폭락한 가운데 터키 중앙은행이 또다시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터키 중앙은행은 16일(현지시간) 통화정책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14%로 1%포인트 인하했다.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는 지난 9월 이후 넉 달째 이어졌고, 9월에 19%이던 기준금리는 5%포인트 하락했다.
중앙은행은 성명을 내고 "국민소득 데이터와 선행지표들은 국내 경제활동이 대외 수요에 힘입어 강세를 유지하고 있음을 나타낸다"며 "수출 증가세 강화로 2022년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로 서비스·관광 분야의 회복이 촉진되고 경제활동의 구성이 균형을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기준금리 인하 발표 이후 터키 리라화 가치는 사상 최저치를 경신 중이다.
이날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리라화 가치는 오전 중 1달러당 15리라를 넘어섰으며, 금리 인하 발표 직후에는 1달러당 15.7리라까지 떨어졌다.
올해 초 1달러당 7리라 초·중반에 거래되던 것을 고려하면 1년 새 리라화의 가치가 절반 아래로 떨어진 셈이다.
일반적으로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외화 대비 자국 화폐의 가치가 하락하고, 시중 통화량이 증가해 물가는 상승한다.
지난 3일 터키의 공식 통계 조사기관인 투르크스탯이 발표한 11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21.31%를 기록했다. 터키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20%를 넘어선 것은 3년 만에 처음이다.
리라 가치 하락과 물가 상승이 예상됨에도 중앙은행이 넉 달 연속 금리를 인하한 것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금리 인하 요구 때문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고금리가 고물가를 유발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그는 공개적으로 중앙은행에 금리 인하를 요구해왔으며, 이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이미 여러 차례 중앙은행 총재를 경질한 바 있다.
그는 최근에도 "차입 비용이 낮아지면 제조업이 활성화되고 소비자 물가는 낮아질 것"이라며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기조를 옹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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