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위원회 이어 총회서 만장일치 통과…北에 백신 협력도 요구
"가장 책임있는 자" 제재 또 권고…韓, 공동제안 불참·처리엔 동참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북한의 인권침해를 규탄하고 개선을 촉구하는 내용의 북한인권결의안이 17년 연속으로 유엔에서 채택됐다.
올해 결의안에는 북한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협력을 당부하고 미송환 전쟁포로에 대한 인권침해를 지적하는 내용이 일부 추가됐다.
유엔총회는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본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의 결의안을 표결 없이 컨센서스(전원동의)로 채택했다.
이로써 북한인권결의안은 지난 2005년 이후 한 해도 빠짐없이 유엔에서 채택되는 기록을 이어갔다.
컨센서스로 채택된 것은 지난 2012∼2013년과 2016∼2019년, 그리고 지난해에 이어 8번째다. 그만큼 국제사회에서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크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17일 인권 담당인 유엔총회 산하 제3위원회를 통과한 올해 결의안은 대체로 기존 결의안 문구를 거의 그대로 반영했다.
결의안은 "오랫동안 진행 중인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인권침해를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며 ▲ 고문·자의적 구금·성폭력 ▲ 정치범 수용소 ▲ 강제실종 ▲ 이동의 자유 제한 ▲ 송환된 탈북자 처우 ▲ 종교·표현·집회의 자유 제약 ▲ 코로나19로 더 악화된 경제·사회·문화적 권리 등을 사례로 열거했다.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주도한 이번 결의안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국제형사재판소(ICC) 회부와 "인권침해에 가장 책임 있는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을 겨냥한 추가 제재를 고려하라고 권고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이 문구는 지난 2014년부터 8년 연속 포함됐다.
결의안은 북한 인권과 인도주의 상황 개선을 위해 "외교적 노력을 권장하며, 남북 대화를 포함한 대화와 관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고도 명시했다.
이산가족 상봉 재개와 일본인 등 납북 피해자 즉각 송환을 촉구하는 문구도 결의안에 담겼다.
결의안은 또 북한 측에 백신 공동 구매·배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COVAX) 등 관련 기구와 협력해 "코로나19 백신을 적시에 공급·배포할 수 있도록 협력하라"고 요구했다.
이와 함께 "미송환 전쟁 포로와 그 후손들에 대한 인권 침해가 지속되고 있다는 의혹을 우려한다"는 문구도 처음으로 포함됐다.
올해 결의안에는 EU 국가들 외에 미국, 영국, 일본 등 모두 60개국이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했다.
한국은 2019년 이후 3년 연속으로 공동제안국 명단에서 빠졌으나, 컨센서스에는 동참했다. 한국은 지난 2008∼2018년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했다.
외교부는 지난달 제3위원회 통과 직후 "우리 정부는 북한 주민들의 인권이 실질적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 함께 노력한다는 기본 입장 하에 작년과 마찬가지로 결의안 컨센서스 채택에 동참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날 결의안에 북한은 강하게 반발했다.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는 "북한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정략적 도발일 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주권에 대한 심각한 침해"라면서 "결의안에 담긴 인권 문제들은 우리나라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firstcircl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