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풍에서 태풍으로' 전세계 오미크론 경보…지구촌 우울한 연말

입력 2021-12-17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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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풍에서 태풍으로' 전세계 오미크론 경보…지구촌 우울한 연말
영국 하루 확진자 사상 최다…미국에서도 하루 12만명 이상 확진
각국 백신 접종 박차·방역 강화…G7, 세계 각국 대응 협력 촉구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 변이인 오미크론 파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빠르게 확산하는 오미크론 변이를 막기 위해 세계 각국이 다시 방역 강화에 나서면서 지구촌 연말을 더욱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CNN, 로이터 등 해외 언론은 16일(이하 현지시간) 오미크론 변이가 발견된 지 한 달도 안 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지배종이 된 데 이어 영국 하루 확진자가 사상 최다를 기록하는 무서운 전파력을 보이며 전 세계의 코로나19 대응에 다시 비상이 걸렸다고 보도했다.
세계는 다른 나라들보다 앞서 오미크론 변이 확산을 겪고 있는 남아공과 영국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오미크론 변이를 세계보건기구(WHO)에 처음으로 보고한 남아공에서는 이미 오미크론 변이가 현재 세계 각국에서 가장 큰 피해를 일으키고 있는 델타 변이를 밀어내고 지배종이 됐다.
영국에서는 오미크론 변이가 빠르게 확산하며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일 새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15일 하루 확진자가 7만8천610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한 데 이어 16일에는 신규 확진자가 8만8천376명으로 또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영국 내에서 런던 지역으로만 보면 오미크론 변이는 이미 지배종이 된 상태다.
아직 델타 변이가 지배종인 미국에서도 확진자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뉴욕과 미국 내 다른 상당수 지역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지난해 겨울 이후 가장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하루 평균 12만 명 이상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는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2주 전보다 40%가 증가한 것이며 확진자 감소 추세가 멈춘 11월 초와 비교하면 70% 이상이 늘어난 것이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14일 CNN과 인터뷰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두 배로 확산하는 시간을 볼 때 그것은 확실히 미국에서 지배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에서는 인구가 가장 많은 온타리오주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빠르게 확산, 정부가 즉각 개입하지 않을 경우 내달 초 의료시설 중환자실이 제 기능을 잃게 될 것이라는 전문가 위원회 경고가 나왔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정부는 신규 확진자 1천742명을 검사한 결과 122명이 오미크론 변이 감염으로 나타났다고 밝혀 호주에서도 오미크론 변이가 본격 확산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밖에 뉴질랜드와 인도네시아, 팔레스타인에서도 16일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확인됐다.

오미크론 변이는 급속한 확산 속도만큼이나 세계 각지 다양한 분야에도 빠르게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일반인들이 크리스마스와 연말 파티 계획을 취소하는 것은 물론 뉴욕 브로드웨이 공연도 속속 연기 또는 취소되고 있다. 기업들이 사무실 복귀 계획을 미루거나 행사를 취소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대학 기말고사가 온라인으로 전환되고 일부 대학은 겨울방학 이후 적어도 한동안 원격 교육으로 다시 전환한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세계 스포츠계도 직격탄을 맞았다. 축구와 럭비 경기가 연기됐고 크리켓 시리즈는 취소되기도 했다.
세계 각국 정부는 백신 보급과 함께 잠시 늦췄던 방역을 다시 강화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영국에서 오는 입국자들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다. 앞으로 영국에서 출발해 프랑스로 들어오려면 필수적인 사유가 있어야 하고 관광이나 직업을 이유로 입국할 수 없다. 단, 프랑스 또는 유럽연합(EU) 회원국 국적자는 들어올 수 있다.
아울러 프랑스 입국 24시간 전에 받은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음성이어야 하고, 입국 후에도 다시 검사를 받아 음성이 나올 때까지 최소 48시간을 자가 격리해야 한다.
스웨덴도 다른 북유럽 국가들에서 오는 방문자들에게 백신접종 증명서를 반드시 지참하도록 했다.


CNN은 한국도 모임 규모를 8명 이내로, 수도권의 경우는 4명 이내로 제한하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미국과 영국 등 주요 7개국(G7)은 회복 조짐을 보이던 세계 경제에 다시 코로나19 한파가 몰아칠 조짐을 보임에 따라 오미크론을 세계 공중 보건의 최대 위협으로 규정하며 각국이 대응에 긴밀히 협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G7 의장국인 영국은 이날 성명을 내고 "G7 보건 장관들은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 증가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이런 상황이 세계 공중 보건의 가장 큰 위협이라는 것에 동의했다"면서 "그 어느 때 보다 긴밀히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오미크론 변이 빠르게 확산하며 맹위를 떨치고 있으나 이에 대한 대응책은 기존 백신 접종과 거리두가 등 방역 조치 외에는 마땅학 게 없다는 점이 연말 전망을 더욱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WHO는 바이러스 매개 방식 백신인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과 mRNA 방식인 화이자·모더나 백신, 불활성화 방식인 시노팜 백신 간 교차 접종을 허용한다는 잠정 권고안을 내놨다.
스페인은 40세 이상 모든 사람에게 부스터샷을 접종하기로 했으며 브라질 보건 당국은 5∼11세 어린이들에 대한 화이자 백신 접종을 승인했다.
앤서니 파우치 NIAID 소장은 "미국은 델타 변이와 싸우면서 오미크론 변이가 잠식해 들어오는 것을 주시하고 있다"며 미국인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백신을 접종하고 부스터샷을 맞으라고 국민들에게 권고했다.
scite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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