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한 검사로 음성판정 받으면 대면수업 받을 수 있어
격리상황 처한 학생·학부모 부담 덜 듯…전문가들도 찬성
(서울=연합뉴스) 최수호 기자 =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백신 미접종 학생이 자가격리 없이 계속 등교할 수 있게 하는 방역 지침을 도입했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백신을 맞지 않은 학생이 코로나바이러스에 노출됐더라도 며칠 동안 반복적으로 음성 판정을 받으면 등교할 수 있도록 하는 '테스트 투 스테이(test to stay)' 지침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이미 미국 일부 학교와 지역에서는 이런 방식을 사용하고 있지만, CDC는 그동안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를 공개적으로 도입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와 일리노이주에서 이 같은 방식을 적용해 코로나19 감염 추이 등을 관찰한 결과 실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A지역 다수 학교에서 시행된 연구에서는 격리 대상에 포함됐지만 테스트 투 스테이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은 학생들은 지난 9월 20일∼10월 31일 대면 수업에 참여하지 못했던 시간이 9만2천455일에 달했다.
반면 코로나바이러스에 노출됐지만 해당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은 결석일이 아예 없었다.
이들 학생은 감염자와 접촉한 후 일주일 동안 코로나19 검사를 두 차례 받았다.
일리노이주 레이크 카운티에서 진행한 연구에서는 테스트 투 스테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교들이 지난 8∼10월 대면 수업 결손 시간을 8천152일가량 줄인 것으로 조사됐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은 1주일 동안 4차례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또 참여 학생 16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학교 내 다른 사람들에게 전파된 사례는 없었다.
그러나 새 지침을 적용하더라도 학생들은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 등 개인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CDC는 강조했다.
이 지침은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동안 무증상 상태를 유지하는 학생에게만 적용된다.
현재 미국에서는 백신을 접종한 학생은 코로나바이러스에 노출됐더라도 증상이 없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한 등교할 수 있지만, 미성년자의 백신 보급률은 다른 연령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백신 미접종 학생은 길게는 2주 동안 집에 격리돼야 했다.
이런 까닭에 CDC가 도입한 새 지침은 격리 상황에 부닥친 학생들뿐만 아니라 코로나바이러스에 노출된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고 NYT는 전했다.
공중 보건 전문가들도 CDC의 이러한 방침이 아이들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대면 학습도 계속할 수 있도록 적절하게 균형을 맞춘 조치라고 평가했다.
로셸 월렌스키 CDC 국장은 "새로운 지침의 효과는 입증됐다"며 "다만 학교 안에서만 이에 대한 연구가 이뤄진 까닭에 다른 환경에서의 효과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밝혔다.
su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