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태풍 중 사망자 가장 많아…"통신 두절" 사망자 더 늘어날 듯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슈퍼 태풍 '라이'가 휩쓸고 지나간 필리핀에서 70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왔다.
19일 AFP통신에 따르면 필리핀의 유명 휴양지 중 하나인 보홀주의 아서 얍 주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주 내 시장들의 보고를 인용, 49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날 오전 현재 라이로 인한 필리핀 전역의 사망자는 최소 75명으로 늘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필리핀 일간 인콰이어러는 사망자가 최소 76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는 올해 필리핀을 관통한 태풍으로 인한 사망자 중 가장 많다고 신문은 전했다.
앞서 남부 민다나오의 수리아고와 인근 디나가트섬에서도 각각 적어도 3명, 6명이 각각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얍 지사는 페이스북에서 또 주 내에서 10명이 실종됐고, 13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그는 "통신이 여전히 두절 상태다. 48명의 시장 중 21명만이 연락이 되는 상태다"라고 말해 앞으로 더 많은 사망자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태풍이 강한 위력을 발휘한 남부와 중부 지역에서는 통신과 전기가 끊기고 가옥이 침수되는 등 피해가 속출해 30만 명 이상이 집을 떠나 대피했다.
또 300만 명이 정전 피해를 봤다고 인콰이어러가 재난 당국을 인용해 보도했다.
태풍 라이는 지난 16일 남부 민다나오 북동부의 관광지인 시아르가오섬에 최대 풍속 시속 195㎞로 상륙했다.
미국 태풍경보센터(JTWC)에 따르면 라이의 최대 풍속은 시속 259㎞에 달해 슈퍼급으로 분류됐다.
이후 남부와 중부 지역을 지나면서 폭우를 뿌려 여러 마을이 침수되고 나무와 목조 건물이 떠내려갔다.
필리핀 재난 당국은 군경과 소방대원 등 1만8천 명을 동원해 피해가 큰 지역에서 인명 구조 및 수색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필리핀 국제적십자연맹(IFRC) 알베르토 보카네그라 회장은 "지난 10년간을 통틀어 12월에 발생한 태풍 중 가장 강력했다"고 말했다.
필리핀은 매년 평균 20개 안팎의 태풍이 지나가면서 농작물 유실과 가옥 파손 등 피해가 끊이지 않는 나라다. 2013년 11월에는 대형 태풍 '하이옌'으로 무려 7천300여 명이 희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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