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언론 "구매목표 미달엔 미측 공급 문제가 결정적 요인"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미중 1단계 무역합의가 이달 말 종료되는 가운데 양국이 공개된 것보다 더 자주 무역 협상을 진행해왔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19일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또한 중국이 1단계 무역합의에 따른 구매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한 데는 알려진 것과 달리 정치나 공급망 붕괴보다 미국 측의 공급 관련 문제가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주장했다.
미중은 무역전쟁이 격화하던 지난해 1월 1단계 무역합의를 체결했다. 중국이 2020∼2021년 미국 제품과 서비스를 2017년 대비 2천억 달러(약 237조원) 추가 구매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지난달 워싱턴 싱크탱크인 피터슨국제연구소(PIIE)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으로 중국 측의 구매 이행률은 60%에 그치고 있다.
SCMP는 "미중은 1단계 무역합의와 관련해 (실무진부터 고위급까지) 다양한 수준의 협상을 진행해왔고 공개된 것보다 더 자주 협상을 진행했다"며 "또 시진핑 중국 주석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지난달 정상회담 이전에 중국 측은 '미국이 선적할 수 있는 만큼 구매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허웨이원(何偉文) 중국국제무역학회 상무이사는 "우선 중국은 단 2년 안에 그렇게 많은 상품이 필요하지 않으며, 미국 역시 2년 이내에 그만큼의 상품을 공급할 능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루샹(陸翔)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몇 개월간 중국 선적 회사들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올해 중국 수출품을 미국으로 싣고 간 컨테이너들이 대부분 빈 채로 돌아왔다고 밝혔다.
루 연구원은 "미국 항구에는 우리에게 보낼 화물이 별로 없고, 그래서 컨테이너들은 빈 채로 돌아와야 했다"며 "이것이 진짜 문제"라고 말했다.
화물운송 가격 서비스 업체 프레이토스의 주다 레빈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중국 상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 올해 3분기 아시아에서 미국 서부 해안으로 향하는 40피트 컨테이너의 운임이 그 반대 항로에 비해 20배 비싼 2만6천달러(약 3천83만원)까지 치솟았다. 최근에는 그보다 다소 떨어졌지만 여전히 중국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화물 운임이 그 반대 항로보다 17배 비싸다는 설명이다.
레빈은 이러한 운임의 큰 격차 탓에 화물선들은 미국 항구에서 수출 컨테이너를 싣느라 시간을 소요하는 대신 차라리 빈 컨테이너를 싣고 빨리 중국 항구로 돌아가 다시 중국-미국 항로를 운항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소식통들은 이와 별개로 중국이 원유 수입 목표치를 34%밖에 이행하지 못한 데는 미국에서 그만큼의 원유를 생산하지 못한 탓이 크게 작용하는 등 미국 측의 공급과 관련한 이슈들이 중국이 무역합의에 따른 수입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한 결정적인 이유라고 주장했다.
루 연구원은 목표 구매치는 실제 계약이라기보다는 약속이라며, 양국이 문제 해결을 위해 실용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핵심은 무역합의의 기한을 몇 년 연장한다면 중국은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이라며 "이런 식의 접근은 무역 협상에서 매우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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