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항 원하면 두렵지 않아"…"대만은 결국엔 집으로 돌아올 나그네"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미중관계의 온건한 발전을 내년도 중요 외교 목표로 제시했다.
동시에 '핵심 이익'은 확고히 수호하겠다고 밝혀 서방과 갈등하는 대만, 신장(新疆), 홍콩 문제 등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도 확인했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왕 부장은 20일 베이징에서 열린 '국제정세와 중국외교 토론회'에서 행한 강연에서 "우리는 중미 관계의 온건한 발전을 추진키 위해 진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22년은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방중 50주년이 되는 해로, 중국과 미국 쌍방은 과거 해빙의 초심을 되찾아 양국 정상의 합의를 이행하고, 상호 존중, 평화 공존, 협력상생의 3대 원칙을 실행하고, 중미 3대 공보(수교 성명 등 양국관계에서 중요한 3대 공동성명)의 정신을 엄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대 중국 정책이 합리적인 방향으로 회귀하고, 중미관계가 올바른 궤도로 돌아가도록 추동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왕 부장이 미중관계의 '온건한 발전'을 언급한 것은 내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3연임 여부가 결정되는 제20차 당 대회를 앞두고 대외관계의 핵심인 미국과의 관계를 가급적 안정적으로 관리하려는 의중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왕 부장은 올해 외교를 회고하면서 "미국의 잘못된 언행은 양국민의 이익에 심각한 손해를 초래했을 뿐 아니라 세계 평화와 안정에 심각한 충격을 줬다"고 비판했다.
이어 왕 부장은 "중국의 태도는 명확하다"며 "(미국이) 대화하려 한다면 좋지만 평등한 대화여야 하고, 협력하려 한다면 환영하지만 응당 호혜적이어야 하며, 경쟁을 하려해도 무방하지만 좋은 경쟁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미국이 중국에) 대항하려 한다면 두렵지 않으며, 끝까지 갈 것"이라면서도 "협력하면 양측에 모두 이롭고, 싸우면 모두 다친다. 이것이 중미 양국 반세기 교류가 얻은 가장 주된 경험과 교훈"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왕 부장은 "국가 핵심 이익을 확고히 수호할 것"이라며 "우리는 중국의 국가 주권과 안보, 발전 이익에 해를 끼치는 모든 위협과 도전에 결연히 맞서 싸우고, 우리나라의 내정에 간섭하고 거짓을 지어내 음해하는 악랄한 행위에 단호히 반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역대로 남에게 의지한 적도 없고 남을 약탈한 적도 없다"며 "동시에 우리는 중국에 대한 어떠한 협박과 공갈도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왕 부장은 결국 미중관계의 안정화를 시도하되, 대만, 남중국해, 동중국해, 신장 인권 문제 등 이른바 핵심 이익이 걸린 갈등 현안에서는 양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대만 문제와 관련 "대만은 다른 사람에게 이용되는 바둑알이 아니라 결국엔 집으로 돌아올 나그네"라며 "중국은 반드시 통일돼야 하며, 필연적으로 통일될 것"이라고 밝혔다.
왕 부장은 또 "중국은 북한, 한국, 몽골 등 이웃나라와의 우호협력의 좋은 추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지역안정의 긍정적 요소가 됐다"고 밝혔다. 한국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 대목이 유일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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