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메일로 무차별 공격…대통령 지지자들 소행인 듯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보건 당국이 5∼11세 어린이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승인한 뒤 협박에 시달리고 있어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보건 규제기관인 국가위생감시국(Anvisa)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어린이에 대한 화이자 백신 접종을 승인한 뒤 소셜미디어(SNS)와 메일을 통해 무차별 공격을 받고 있다고 브라질 매체들이 2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국가위생감시국은 어린이 백신 접종 승인에 관여한 이사와 직원들에 대한 협박성 메시지가 이어지자 전날 대통령실과 법무부, 검찰, 경찰에 신변 보호와 함께 조사를 요청했다.
이사들은 이날 글로부 TV에 협박 메일의 내용을 공개하면서 "공공보건 정책에 대한 비겁하고 용납할 수 없는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보건 전문가들은 국가위생감시국에 대한 협박을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지지자들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어린이에 대한 백신 접종 승인 소식이 나온 직후 SNS 동영상 메시지를 통해 국가위생감시국의 결정을 비난하면서 이사와 직원의 이름을 공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지자들에게 국가위생감시국에 대한 협박을 부추긴 셈이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코로나19로 2천220여만 명의 확진자가 나오고 61만7천여 명이 사망했음에도 백신의 효능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면서 지금까지 접종을 거부하고 있다.
한편, 국가위생감시국이 어린이에 대한 백신 접종을 승인했으나 실제 접종은 새해 1월에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5∼11세 어린이 백신 접종은 미국과 유럽 외에 코스타리카·콜롬비아·페루·우루과이 등 중남미 국가에서도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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