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초 접종 개시 예상…EU 1억회분·독일 6천만회부 선주문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승인한 기존 백신과 다른 방식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노바백스'가 백신 거부자들의 접종률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디언은 독일과 다른 독일어권 국가에서는 그동안 화이자·바이오엔테크와 모더나 백신에 처음 적용된 mRNA 기술에 대한 거부감이 백신 불신으로 이어졌다면서 전통적 방식의 재조합 단백질 백신인 노바백스가 이런 불신을 해소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유럽에서는 화이자·바이오엔테크와 모더나 백신과 함께 바이러스를 코로나19 정보 전달체로 이용하는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 백신 등 4가지 코로나19 백신이 승인돼 사용되고 있다.
이들 백신은 유전물질을 인체에 주입하는 기술을 적용한데다 개발에서 승인까지 이례적으로 빠르게 진행되면서 부작용과 장기적 영향에 대한 우려가 제기돼 왔다.
그러나 미국 제약사 노바백스가 개발한 백신(누박소비드·Nuvaxovid)은 이들 백신과 달리 전통적인 백신 개발 방식의 하나인 재조합 단백질 방식으로 개발됐다.
이 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표면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유전자 조작 나방 세포에서 배양해 백신으로 사용한다. 면역체계는 이 단백질을 병원체로 인식해 항체를 형성하게 된다.
재조합 단백질 백신은 백신 거부감이 큰 독일 등에서는 죽은 백신이라는 의미로 '사(死)백신'(dead vaccine)으로도 불린다.
유럽의약품청(EMA)에 따르면 노바백스는 미국과 멕시코, 영국에서 4만5천 명을 상대로 한 임상시험에서 90%의 코로나19 예방효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노바백스는 각국 보건당국 승인을 거쳐 이르면 내년부터 접종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EU는 1억 회 접종분의 노바백스를 확보한 상태이며, 백신 접종률이 70%에 그치고 있는 독일은 노바백스 승인 전에 6천만 회분을 선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보건 당국은 접종률을 80∼90%로 높이지 못하면 확산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코로나19를 막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하고 있으며, 노바백스가 백신 거부자 설득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독일 여론조사기관 포르자에 따르면 노바백스 같은 전통 방식 백신이 승인되면 백신 접종 의향이 높아질 것이라는 응답이 56%에 달했다. 또 백신 미접종자의 40%는 '사백신'이 있다면 맞을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백신 전문가 토머스 아스만 박사는 "mRNA 백신이 세계적으로 70억∼80억 회분이나 접종됐는데도 여전히 두려움이 있다"며 "노바백스가 접종률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카를 라우터바흐 독일 보건장관은 그러나 내년 1월 연방하원에 제출될 예정인 백신 접종 의무화 방안을 지지한다며 백신 의무화 도입 전에 전통 백신을 원하는 사람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대안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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