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부 펀자브주에 연말까지 첫 포대 배치 완료 계획
이후 동부 국경에 초점…총 5포대 도입 예정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가 이달 초부터 전달받기 시작한 러시아제 첨단 방공미사일 S-400을 접경 지역에 배치하기 시작했다고 ANI통신 등 인도 언론이 21일 보도했다.
인도 정부의 한 관계자는 "S-400 첫 포대가 펀자브주 지역에 배치되고 있다"며 "이 포대는 파키스탄과 중국의 공중 위협 모두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펀자브주는 인도 북부와 파키스탄 동북부에 걸쳐 자리 잡고 있다.
S-400의 사거리가 400㎞에 달하기 때문에 이 방공망은 파키스탄 측 펀자브주와 인근 인도 히마찰프라데시주와 맞닿은 중국 쪽 국경까지 커버할 수 있게 된다.
관계자는 "첫 포대의 배치는 연말까지 완료될 예정"이라며 "공군은 이후 동부 지역 국경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판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로 불리는 S-400은 2007년부터 러시아군에 실전 배치된 중장거리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이다. 저고도로 비행하는 순항미사일과 전술 탄도미사일, 군용기 등을 모두 요격할 수 있다.
러시아와 인도는 2018년 10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인도 방문 당시 S-400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ANI통신은 계약 규모가 3천500억루피(약 5조5천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인도는 이 계약에 따라 총 5개 포대 규모의 S-400을 도입할 예정이다.
애초 인도는 지난해 10월부터 도입을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이 다소 늦춰졌다. 현재 인도에 앞서 S-400을 도입한 나라는 중국과 터키다.
인도는 S-400 도입에 따라 미국의 제재를 받을 위험에 처한 상태다.
미국은 터키가 S-400을 도입하자 '적대세력에 대한 통합제재법'(CAATSA)을 들어 제재를 가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는 최근 인도의 S-400 도입에 대한 미국의 압박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 6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양국 외교·국방장관 '2+2회담'에서 미국이 S-400 도입과 관련한 인도와 러시아의 협력을 깨트리려 한다고 비난했다.
인도는 중국이나 터키와 달리 미국과 관계가 상당히 돈독하다는 점을 고려해 제제 면제를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으로서는 중국 견제와 관련해 인도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인도를 대상으로 섣불리 제재 카드를 꺼내기 어려운 형편인 셈이다.
실제로 인도는 쿼드(Quad) 합동 군사훈련 등을 통해 미국과의 군사 협력도 강화하는 중이다.
쿼드는 미국의 전통적 동맹국인 일본과 호주에 비동맹국 지위를 고수하던 인도가 합류하면서 구성된 협의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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