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연구팀, 해발 2천800m 공기서 플라스틱 채집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에베레스트부터 태평양 마리아나 해구의 심해까지 미세 플라스틱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는 것은 상식이다.
그런데 이 미세 플라스틱이 대기권의 하층인 대류권에서도 떠돌아다니는 것으로 나타났다.
AFP 통신은 21일(현지시간)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원(CNRS)의 연구 논문을 소개했다.
연구팀은 프랑스 피레네 산맥에 있는 피크 뒤 미디(Pic du Midi) 천문대에서 대류권인 해발 2천877m의 공기를 채집해 미세 플라스틱이 있는지 확인했다.
미세 플라스틱은 의도적으로 제조됐거나 기존 제품이 조각나 크기가 미세화한 합성 고분자 화합물이다.
연구팀이 2017년 6~10월 매주 1만㎥의 공기를 채집해 분석한 결과 모든 공기 샘플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됐다.
대류권에 미세 플라스틱이 떠돌아다닌다는 것이다. 대류권은 대기권의 가장 하부층으로, 바로 위에는 성층권이 있다.
연구팀이 기후 데이터로 분석한 결과 미세 플라스틱을 품고 있는 공기 덩어리는 멀게는 북미와 남미 대륙에서 불어온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 논문의 주저자인 스티브 앨런 캐나다 댈하우지대 교수는 "미세 플라스틱이 이처럼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높이 떠올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류권에 도달한다는 것은 초고속 고속도로를 탄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지중해와 대서양에서 발생한 미세 플라스틱을 주목하고 있다.
앨런은 "플라스틱이 대양을 떠나 이처럼 높은 공기층으로 떠오른다는 것은 플라스틱이 최종적으로 가라앉을 곳이 없다는 것을 뜻한다"라며 "플라스틱은 그냥 영원히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닐 뿐"이라고 말했다.
천문대에서 채집된 미세 플라스틱의 양은 인체에 해를 끼칠 만큼 많지는 않지만, 사람이 들이마실 수 있을 정도로 작은 입자라고 공동 저자인 디오니 앨런은 지적했다.
그는 "공해로부터 보호받고 충분히 떨어져 있는 곳으로 여겨진 곳에도 플라스틱이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잠시 멈추고 생각하게 만든다"라며 "플라스틱 쓰레기를 배에 실어 외국에 버리는 것은 잘못된 전략임을 말해 준다"라고 덧붙였다.
banan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