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제대로 다룬 日교과서 저자 "역사학 기본대로 썼다"

입력 2021-12-23 06:00   수정 2021-12-23 06:12

일본군 위안부 제대로 다룬 日교과서 저자 "역사학 기본대로 썼다"
후루카와 니혼대 교수 '정부 압력' 교과서 수정 사태 비판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일제의 가해 행위를 비교적 제대로 기술했다는 평가를 받은 일본 고교 역사 교과서 저작자는 당연히 써야 할 내용이 담긴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도 교과서 수요 조사에서 '역사총합'(總合·종합) 과목 점유율 1위를 차지한 야마카와(山川)출판사의 역사총합 교과서 저작자 중 한 명인 후루카와 다카히사(古川隆久) 니혼(日本)대 사학과 교수는 21∼22일 연합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일본의 식민지에 관한 것도 제대로" 쓰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근·현대사 전문가인 후루카와 교수는 특히 일본군 위안부 문제나 징용 등 일제의 가해 행위와 관련된 분야를 담당했다.

야마카와 역사총합 교과서 3권의 저작자는 36명이다.
야마카와의 역사총합은 "각지의 전장(戰場)에는 위안소가 설치돼 일본이나 조선, 대만, 점령지의 여성이 위안부로 모집됐다. 강제되거나 속아서 연행된 예도 있다"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강제성에 관해 기술해 주목받았다.
또 "중국의 점령지나 조선으로부터의 노동자 강제 징용, 조선이나 대만에서의 징병제 시행 등 국민이나 식민지·점령지 사람들의 생활을 극한까지 바싹 깎아 군수물자의 증산이나 병력·노동력 보충·보강에 힘썼다"고 일제의 수탈 정책을 설명하기도 했다.
후루카와 교수는 "당연히 써야 할 것을 최신 연구성과를 토대로 하면서 역사학의 기본에 입각해 썼더니 이렇게 됐을 뿐"이라고 반응했다.
그는 "근대 일본의 전쟁이나 식민지에 대해서 이 정도의 역사 인식이 없으면 이웃 여러 나라의 사람들과 근현대 역사에 관해 대화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고 일본군 위안부나 징용 문제를 서술할 때 특히 신경 쓴 점을 꼽았다.
일본 정부는 올해 4월 '종군 위안부' 대신 '위안부'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적절하다는 취지의 답변서와 강제 징용에 관해서도 특정 용어(강제 연행)의 배제를 유도하는 답변서를 각의에서 결정했다.

일제 강점기 가해 행위 본질을 흐린다는 지적을 받는 조치였다.
이후 일본 문부과학성이 출판사들에 우회적인 압력을 가해 교과서를 대거 수정하는 사태를 촉발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는데 후루카와 교수는 이에 대해 "역사의 실태를 제대로 인식시키는 데 있어서 매우 문제"라고 비판했다.

일본 문부과학성이 집계한 일본 고교 2022학년도(2022년 4월∼2023년 3월) 교과서 수요 조사에 의하면 내년에 신설되는 역사총합 과목에서는 야마카와의 '역사총합 근대로부터 현대로'가 점유율 21.2%로 선두를 차지하는 등 야마카와의 역사총합 교재 3권이 합계 점유율 41.7%를 기록했다.
2012년 자민당 재집권 이후 일본의 역사 인식 우경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야마카와 교과서가 내년에 많은 학교에서 사용되는 것은 한 줄기 희망으로 인식되고 있다.
sewon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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