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토·OSCE 등과 협상 추진…도발에 대한 대응도 준비돼"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가 미국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측에 요구한 안보 보장 문제 논의를 위한 첫 협상이 내년 1월에 시작될 것이라고 러시아 외무장관이 22일(현지시간) 밝혔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자국 관영 RT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내년 1월 초에 러시아와 미국 대표 간에 양자 협상을 개최하기로 합의했으며, 뒤이어 역시 1월에 러시아와 나토 회원국 간 (안보 보장) 협정안에 대한 협상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올라프 숄츠 신임 독일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확인한 대로,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에도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안보 보장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OSCE는 나토 회원국과 옛 소련 국가 및 모든 유럽 국가들을 포괄하는 범유럽 안보 협의체다.
1975년 핀란드 헬싱키에서 냉전시대 동서 진영 간 대화 증진·인권보호 등을 논의하기 위해 창설된 유럽안보협력회의(CSCE)가 전신이며, 1994년 헝가리 부다페스트 정상회담에서 OSCE로 개칭됐다. 현재 러시아와 미국을 포함해 57개국이 가입해 있다.
라브로프 장관은 러-미, 러-나토, 러-OSCE 등 3개 협상 트랙을 통해 안보 보장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는 인식이 최소한 미러 간에는 공유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라브로프는 이어 푸틴 대통령이 전날(21일) 국방부 확대 간부회의에서 러시아는 어떠한 도발에도 군사·기술적 대응을 포함한 합당한 대응 조치를 취할 모든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음을 상기시키며, 협상 실패 시 러시아가 강경 대응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러시아의 안보 보장 요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으로 약 10만 명의병력과 무기를 배치하고, 내년 초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경고가 미국과 우크라이나 측에서 잇따라 제기되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서방 간에 군사적 긴장이 최고로 고조된 와중에 나왔다.
러시아는 자국 내 군사 이동은 미국과 나토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확대하고 우크라 주변 지역에서 군사 활동을 강화하는 데 대한 자위적 조치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긴장 해소를 위해 우크라이나 등 옛 소련국가들의 추가 나토 가입 금지, 우크라 및 인접 지역에 대한 나토의 무기 배치 금지 등을 규정한 안보 보장문서 서명을 미국과 나토에 요구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7일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의 화상 회담에서 공식적으로 이같이 요구했으며, 러시아 외무부는 15일 러·미 간 안보 보장 조약 초안과 러·나토 회원국 간 안보 보장 조치 협정 초안을 미국 측에 전달했다.
러시아는 이후 관련 협상을 조속히 시작하자고 미국과 나토 측에 촉구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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