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의 아들' 필리핀 대선 유력후보로…여론조사 압도적 1위

입력 2021-12-23 10:30  

'독재자의 아들' 필리핀 대선 유력후보로…여론조사 압도적 1위
마르코스, '펄스 아시아' 조사서 지지율 53%…로브레도 부통령은 20%로 2위
정치 분석가 "초기 여론 조사가 당선 보장 못해"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내년 필리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독재자 고(故)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아들이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해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2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르코스 전 상원의원은 최근 펄스 아시아가 실시한 대선 후보 여론조사에서 53%의 지지율로 수위를 차지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워온 레니 로브레도 부통령은 20%로 2위를 기록했으며, 프란시스코 도마고소 마닐라 시장과 복싱 영웅인 매니 파키아오 상원의원이 각각 8%로 동률을 보였다.
이번 조사는 지난 1일부터 엿새간 2천4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부통령 후보 지지율에서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딸인 사라(43) 다바오 시장이 45%로 수위를 달렸다.
사라는 부통령 후보 등록 직후 마르코스와 러닝 메이트를 이뤘다.
마르코스에 대한 지지율은 펄스 아시아가 여론 조사를 시작한 이래로 가장 높은 수치여서 당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 6월 타계한 베니그노 아키노 전 필리핀 대통령의 경우 지난 2009년 12월 펄스 아시아 여론조사에서 45%의 지지율로 1위를 기록한 뒤 이듬해 대통령에 당선됐다.
마르코스는 선친이 권좌에 있던 시절에 태어나지 않은 젊은 유권자들과 소셜 미디어를 통해 자주 소통하면서 지지세를 넓혀나간 것으로 분석된다.
선친의 이름을 그대로 물려받은 마르코스 전 상원의원은 올해 64세다.
마르코스 전 대통령은 지난 1986년 시민혁명인 '피플 파워'가 일어나면서 권좌에서 물러난 뒤 3년 후 망명지인 하와이에서 사망했다.
이후 그의 일가는 1990년대에 필리핀으로 복귀했고 마르코스 전 상원의원은 가문의 고향인 북부 일로코스노르테주에서 주지사와 상원의원에 선출돼 가문의 정치적 재기에 성공했다.
현재 KBL(신사회운동당)을 이끌고 있는 마르코스는 지난 10월 5일 대통령 후보 등록을 마쳤다.
필리핀은 내년 5월 9일 선거에서 대통령과 부통령을 별도로 선출한다.
그러나 정치 분석가인 라몬 카시플은 초기 여론 조사가 승리를 보장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번 대선의 경우 두테르테가 선거를 불과 한달 앞두고 여론조사에서 수위를 달리기 시작했다고 지적하면서 이같이 전했다.
이런 가운데 필리핀 시민단체들은 수십년전 탈세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마르코스의 전력을 이유로 출마 저지에 나섰다.
앞서 필리핀의 한 시민단체는 마르코스 전 상원의원의 대선 출마를 막아달라는 내용의 청원서를 선거관리위원회에 지난달 17일 제출했다.
마르코스는 지난 1995년 법원에서 탈세 혐의가 인정됐고 이어 2년 뒤 유죄 확정 판결을 받은 바 있다.
필리핀 내국세법에 따르면 세금 관련 범죄로 확정 판결을 받으면 공직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bums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