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간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는 가운데 대만이 핵무기 개발 가능성을 언급한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공식 부인했다.
대만이 중국의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 핵무장에 나설 경우 수반되는 긴장 고조 등의 부담 대신에 미국의 '핵우산' 보호라는 기존의 실리적인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23일 연합보와 중국시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추궈정(邱國正) 대만 국방부장(장관)은 전날 입법원(국회)에서 대만이 10년 안에 핵무기를 보유할 수 있다고 한 외국 매체 보도에 대해 '헛소문'이라고 말했다.
추궈정 부장은 입법위원(국회의원)의 대정부 질의에 대만군 창군 이래 지금까지 핵무기 관련 문제를 논의한 적이 없다며 국방부의 어느 누구도 핵무기 관련 분야 근무를 지시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제규범에 따라 핵무기 관련 생산, 개발, 획득을 하지 않는다는 이른바 '3불 정책'을 재확인한 뒤 관련 보도에 부화뇌동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앞서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는 이달 중순 서방의 외교 안보 전문가 50명을 대상으로 한 '향후 10년간 핵무기 보유국 증가 여부에 대한 설문 조사를 공개하면서 이란, 일본, 한국, 사우디아라비아, 대만 등을 핵 보유 가능국으로 꼽았다.
이로 인해 대만 입법원에서 열띤 논의가 이뤄졌다.
중국시보는 대만의 핵무기 보유 여부가 미국과 중국이 매우 주목한 핵심 의제로 미중의 '레드라인'이었다고 전했다.
대만은 장제스(蔣介石) 총통 시절인 1960년대 중국에 맞서기 위해 본격적인 핵무기 개발을 추진한 적이 있다.
그러나 1988년 국책 방산연구소 국가중산과학연구원(NCSIST)의 장셴이(張憲義) 핵연구소 부소장(대령)은 미 중앙정보국(CIA)의 도움으로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출국했다.
장 부소장은 대만의 핵 개발 관련 문서와 자료를 미국에 모두 공개하면서 대만의 핵무기 개발은 미국에 의해 영구 폐기 조치됐다.
그로 인해 장징궈(蔣經國) 당시 총통이 큰 충격을 받고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1992년께 18억달러(약 2조1천382억원) 규모의 중수로 반응로도 미국에 의해 강제 폐기되면서 1969년부터 시작된 대만의 비밀 핵 프로그램은 23년 만에 막을 내렸다.
장셴이는 2017년 대만 매체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당시 미국은 대만이 3~6개월이면 핵무기 개발을 완료해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다고 보고 대만이 레드라인을 밟은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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