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 공급망 통제·주도권 강화 추구 관측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이 전략 물자인 희토류 관련 국유기업과 연구기관을 통폐합해 세계 최대 규모의 희토류 기업을 만들었다.
23일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중국희토그룹이 이날 정식 출범했다.
중앙정부 산하 국유기업인 중국희토그룹은 기존 대형 희토류 생산 국유기업인 중국알루미늄그룹, 중국우쾅(五鑛)그룹, 간저우(?州)희토그룹 3곳과 국유 연구기관 2곳 등 총 5개 기관이 통폐합돼 만들어진 곳이다.
중앙정부의 국유기업 관리 기구인 국유자산감독관리위가 가장 많은 31.21% 지분을 보유한 대주주가 되고 중국알루미늄그룹, 중국우쾅그룹, 간저우희토그룹이 각각 20.33%의 지분을 갖는다.
중국이 희토류 관련 국유기업들을 합병해 대형 기업을 출범시킨 것은 세계 희토류 공급망 통제·주도권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희토그룹 출범으로 공급 창구가 한 곳으로 통합되면서 국제 시장에서 중국의 가격 결정력이 강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희토류는 스마트폰이나 전기차 배터리는 물론 스텔스 전투기 등 최첨단 산업에 사용되는 핵심 물질이다.
환경 오염, 채산성 악화 등의 문제로 미국 등 선진국들이 희토류 생산을 그만두면서 중국은 세계 희토류 공급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 분야가 미국과 중국 간의 최전선으로 부상하면서 국제사회에서는 중국이 희토류를 무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
중국 고위 당국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재임 시절 미국과 무역 전쟁이 최고조에 달한 지난 2019년 "중국에서 수출한 희토류로 만든 상품이 오히려 중국 발전을 억제하는 데 사용된다면 불쾌할 것"이라며 희토류 무기화를 강하게 암시하기도 했다.
실제로 중국은 과거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 영유권 분쟁 때 일본에 희토류 제품 수출을 중단하면서 희토류를 외교 분쟁의 무기로 활용한 사례가 있다.
다만 희토류 광물 채굴은 대규모 환경 파괴를 동반한다는 점에서 환경 보호 역시 중국의 희토류 산업 구조조정의 주요 동기가 된 측면도 있다.
희토류 생산은 희토류가 미량 함유된 흙을 대량으로 퍼올린 다음 정련하는 작업을 거치는데 이 과정에서 산과 들판이 대규모로 파헤쳐지고 많은 오염 물질이 배출된다.
CCTV는 "중국은 희토류 공급 대국으로서 희토류 산업의 빠른 발전은 많은 역사적 문제를 남겼다"며 "중국희토그룹 출범은 희토 산업의 녹색 발전 전환의 긴박한 수요에서 비롯됐다"고 전했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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