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반만의 전략대화…"대면·비대면 등 다양한 방식 전략소통 지속"
"문화교류·원자재, 성과지향적 협력 강화"…한한령·공급망 염두 관측
(서울·베이징=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김진방 특파원 = 한국과 중국이 23일 양국 관계 발전에 정상·고위급 교류가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대면·비대면 등 다양한 방식으로 꾸준히 전략적 소통을 이어가기로 했다.
외교부는 이날 오후 화상으로 열린 한중 외교차관 전략대화에서 최종건 외교부 1차관과 러위청(樂玉成)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도 이번 전략 대화 결과에 대해 "내년 중한 수교 30주년을 계기로 긴밀한 고위급 교류와 실무협력 심화, 인문 교류 활성화 등 양국 관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2017년 6월 이후 4년 6개월여만에 열린 이번 외교차관 전략대화에서 양측은 한중관계, 한반도 문제, 지역·국제정세 등 상호 관심사를 심도 있게 협의했다.
정상·고위급 교류의 중요성을 재확인한 것은 이달 초 서훈 청와대 안보실장과 양제츠 중국공산당 정치국원의 '톈진 회담' 연장선상에서 해석할 수 있다.
당시 서 실장과 양 정치국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등으로 정상 간 대면 회담이 여의치 않을 경우 비대면 정상회담을 추진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기 때문에 이날 전략대화에서 추가 의견교환이 이뤄졌을지 주목된다.
이번 전략대화에서는 내년 베이징 동계올림픽도 거론됐다.
러 부부장은 베이징 올림픽 준비 현황을 소개하며 성공적인 올림픽 개최를 위해 노력해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최 차관은 2018년 평창, 2021년 도쿄, 2022년 베이징으로 이어지는 동북아 릴레이 올림픽의 중요성을 평가하고, 이번 베이징 올림픽이 방역·안전·평화의 올림픽으로 성공적으로 개최되기를 기원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베이징 올림픽 성공을 기원한 것은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외교적 보이콧과는 다소 결을 달리하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베이징 올림픽에 정부 대표단을 보낼지 결정된 바 없다면서도, 직전 동계올림픽 개최국으로서 역할 등을 거론해 사실상 정부 사절 파견 쪽에 기운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두 차관은 내년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아 양국의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보다 '성숙하고 미래지향적인 관계'로 발전시켜 나가자는 데도 공감했다.
최 차관은 실질협력 및 교류 확대로 국민들 간 이해와 우호 정서를 증진할 필요성을 강조했으며, 러 부부장도 적극 공감하면서 계속 함께 노력하자고 화답했다.
특히 문화교류 활성화, 원자재 공급, 기후 변화 등 분야에서 양 국민들이 직접 체감할 성과지향적 실질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정부는 '한한령'(한류 제한령)이 실질적으로 해제되려면 중국 내 한국 문화콘텐츠 유통과 관련해 가시적인 진전이 이어져야 한다고 보고 있으며, '성과지향적' 협력을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원자재 공급 협력을 강조한 것은 요소 수급난과 같은 중국발 공급망 충격이 재발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중국 외교부도 "양측이 국제 정세 불안 요인이 커지고 있는 만큼 협력을 강화해 국제 산업 사슬의 안정적이고 원활한 공급망을 확보하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양측은 안정적 정세 관리가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종전선언을 포함해 평화프로세스 재가동을 위한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중국 외교부는 양측이 한반도 정세에 대해 협의하고,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양측은 대북 대화 재개를 위해 앞으로도 지속 소통해 나가기로 했는데, 한국은 정세 관리 및 북한을 대화로 견인하기 위한 중국의 역할을 당부했을 수 있다.
아울러 외교부는 "양측은 각 측의 대내외 정세 평가를 공유하는 한편, 지역·국제 현안 관련 기후·보건 위기 대응, 이란핵합의 협상 등 상호 다양한 관심사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다만 미중 간의 최근 전략경쟁 상황이나 대만·공급망 이슈 등 구체적 갈등 사안이 거론됐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외교부는 "이번 전략대화는 내년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아 그간 양국관계 발전성과는 토대로 미래 한중관계의 발전 방향에 대한 양국 간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는 중요한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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