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제·올림픽 앞두고 방역 강화 목소리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전면 봉쇄 조치가 내려진 중국 시안(西安)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발생, 400명에 육박했다.
당국이 관리 소홀 책임을 물어 26명의 공무원을 문책한 가운데 방역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방역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24일 글로벌타임스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시안에서 전날 127명에 이어 이날 오전 10시까지 49명이 신규 확진됐다.
지난 9일 첫 확진자가 나온 후 하루 수십명씩 감염자가 나오다 지난 23일 100명을 넘어섰다.
누적 확진자는 보름 동안 390명으로 늘었다.
시안시 기율위원회는 코로나19가 파키스탄에서 유입돼 확산한 책임을 물어 관련 공무원 26명을 징계하고 14명은 공개 경고했다.
방역 당국은 시안 집단 감염은 지난 4일 파키스탄에서 입국한 확진자에 의해 전파됐으며, 이미 베이징과 광둥(廣東)성 둥관(東莞)시 등 전국 6개 지역으로 퍼져나간 것으로 확인했다.
시안에는 지난 22일부터 주민들의 외출 전면 금지, 열차와 국내선 비행기 운항 중단, 고속도로 폐쇄 등 도시 전체에 대한 봉쇄 조치가 내려졌다.
시안의 전면 봉쇄는 작년 우한(武漢), 올해 초 스자좡(石家莊)에 이어 중국에서 내려진 3번째 도시 봉쇄다.
글로벌타임스는 시안 전면 봉쇄는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 출혈열 유행, 춘제(春節·중국의 설)와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한 방역당국의 고육지책이라고 설명했다.
식당과 상점, 이발소 등이 모두 영업을 중단했고, 주택가는 폐쇄적인 관리에 들어갔으며 슈퍼마켓들의 진열대는 텅 비었다고 소개했다.
검사를 위해 긴 줄을 서야 하고, 건강 관리 QR코드가 작동되지 않아 주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중국 국가질병통제예방전문위원회 위원인 루헝저우(盧洪洲)는 "시안의 코로나19는 최고조기에 들어섰으며 즉시 통제되지 않을 것"이라며 "며칠간 더 많은 환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방역 전문가들은 그러나 서방국가들의 느슨한 대응이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을 불러온 점을 부각하며 시안의 방역 고삐를 더욱 죄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잔추(楊占秋) 우한대 바이러스연구소 교수는 "수천명의 선수가 들어오는 동계올림픽과 인구 이동이 급증하는 춘제를 앞둔 중요한 시기"라며 "신속하게 전염병을 통제하는 것은 방역당국이 취해야 할 필수적 조치"라고 말했다.
p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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