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포토] 사흘간 항공기 6천편 취소…오미크론이 망친 성탄

입력 2021-12-25 09:01   수정 2021-12-25 11:31

[월드&포토] 사흘간 항공기 6천편 취소…오미크론이 망친 성탄
승무원 부족이 주된 이유…미국서 23일 일일 확진자 26만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크리스마스 연휴에 들떠서 아침부터 짐을 챙겼을 이들의 표정이 어둡습니다.
가족을 만나러, 혹은 연휴를 즐기러 비행기를 예약해뒀건만 항공편 취소라는 날벼락 같은 소식을 접한 겁니다.

미국 항공편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FlightAware)에 따르면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현지시간)과 크리스마스 당일인 25일까지 전세계에서 취소된 항공기 운항이 3천800편에 달합니다.
하루 전인 23일에도 2천200편이 취소됐습니다.
사흘간 취소된 항공기 운항만 6천편인데 그것도 손꼽아 기다리던 크리스마스 연휴에 벌어진 일입니다.

오랜만에 가족을 만나고, 휴가다운 휴가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작지 않았을 겁니다.
특히 미국에서는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연휴에 각지에 떨어져 살던 가족이 한 데 모이는 경우가 많아서 항공편 취소를 날벼락처럼 느끼는 이들이 적지 않을 듯 합니다.
아이디 'Slurp1953'을 쓰는 트위터 이용자는 "소리 지르고 싶다. 시드니에 사는 딸이 백신 맞고 부스터 맞고 유전자증폭(PCR) 검사하고 다 했는데 항공사가 항공편을 취소하고 설명도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항공사들은 오미크론 확산 속에 감염이나 밀접 접촉 등으로 투입할 수 있는 승무원이 줄어 어쩔 수 없이 항공편을 취소한 것이라고 해명합니다.
전세계 항공기 운항이 하루 8만 편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이번에 취소된 항공편의 비율이 그렇게 높은 것은 아니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설명했습니다.

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이 확산하는 심상치 않은 상황에 굳이 장거리 이동에 나선다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미국만 봐도 코로나19 확진자는 크게 늘고 있습니다. NYT 집계에 따르면 이달초 일일 확진자가 13만명 수준이었지만 점점 증가하더니 지난 22일엔 23만명, 23일엔 26만명이었습니다.
일주일 평균 확진자로 보면 22일에 16만명, 23일에 18만명입니다.
오미크론의 맹위로 미국이 힘든 겨울을 보내게 될 것이라는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의 경고가 점점 현실이 되고 있는 셈입니다.

nar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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