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 내 차광막·주경 전개…30일째 L2 궤도 진입
망원경·과학장비 초정밀조정 거쳐 6개월 뒤 가동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을 실은 아리안5호 로켓이 25일(현지시간) 성공적으로 발사돼 망원경이 150만㎞ 밖 목표 궤도를 향해 순항하고 있다.
약 30분간 이뤄진 발사와 로켓분리가 순조롭게 이뤄져 우주 배치를 시작했지만 앞으로 발사 과정보다 더 어려운 많은 고비를 넘어야 한다.
지름 5.4m의 로켓 페어링 안에 탑재하느라 종이접기 식으로 접은 망원경 장비를 우주 공간에서 펼쳐 고정하는 것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웹 망원경은 앞으로 보름간 50여차례의 주요 전개와 178차례 방출을 진행하며 단일 임무로는 역대 가장 복잡한 우주 배치를 수행하게 된다.
웹 망원경은 아리안5호의 상단 로켓이 태양과 지구가 중력 균형을 이루는 '제2라그랑주점'(L2)으로 향하는 탄도에 올려놓은 상태며, 배터리 충전을 위한 태양광 패널과 지구와 교신을 위한 고성능 안테나를 자동으로 펼쳤다.
발사 12시간 30분 뒤에는 자체 추진 로켓을 가동해 L2 목표 궤도를 향한 탄도를 미세조정한다.
열에 민감한 웹 망원경은 태양 빛을 등지고 비행하는데 목표 궤도를 지나치면 망원경과 과학 장비가 강한 태양 빛에 노출돼 못쓰게 되기 때문에 방향을 바꿔 되돌아올 수 없다.
이런 점을 고려해 아리안5호 로켓은 웹 망원경에 적은 추력을 실었으며 부족한 부분은 웹 망원경이 3차례에 걸쳐 자체 추진 로켓을 가동해 조정하도록 했다.
발사 사흘째는 다시 추진엔진을 가동해 두 번째 탄도 조정을 한다.
이어 발사 나흘째 태양 빛 차광막 받침대를 주경 앞뒤로 펼쳐지는 것을 시작으로 엿새에 걸쳐 5겹의 차광막을 펼치고 팽팽하게 고정하는 정교한 작업이 진행된다.
연처럼 생긴 테니스코트 크기(21×14m)의 차광막은 알루미늄으로 코팅된 폴리이미드 초박막 필름으로 만들어졌다. 태양 빛의 복사열을 차단해 망원경과 과학장비를 -235℃의 초저온 상태로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차광막이 완전히 펼쳐져 태양 빛을 차단할 수 있게 되면 망원경의 거울 전개(펼침)가 이어진다.
발사 11일째에 주경 앞으로 부경(0.74m)을 받치는 7.6m 길이의 삼각대를 펼쳐 세운다. 부경은 주경이 반사하는 빛을 받아 주경 중앙의 제3거울을 거쳐 과학장비로 보내는 역할을 한다.
이어 이틀 뒤인 발사 13일째부터 이틀에 걸쳐 주경 양옆으로 3개씩 접은 육각형 금 코팅 베릴륨 거울을 펼친다.
웹 망원경은 일단 주경을 펼치는 것으로 우주 전개는 완료한다. 이후 L2 목표 궤도까지 2주간 더 비행한 뒤 발사 30일째에 추진 로켓을 다시 가동, 태양에서 봤을 때 지구 뒤편에 숨은 L2 궤도에 진입하면 우주 배치도 마무리된다.
이후에는 약 5개월에 걸쳐 망원경의 주경과 부경, 과학장비 등을 미세조정한다.
웹 망원경과 과학장비는 차광막이 펼쳐지면서 냉각이 시작되지만 본격적인 냉각은 L2 궤도에 진입한 뒤 이뤄진다. 중적외선장비(MIRI)를 포함한 모든 장비가 운용될 수 있는 안정적인 초저온 상태로 진입하는 데는 100일 이상 걸린다.
근적외선카메라(NIRCam)는 한 주 정도면 가동할 수 있을 정도로 온도가 내려가는데, 주경 뒤의 126개 초정밀 구동장치는 NIRCam 이미지를 토대로 미세조정을 해 주경을 구성하는 18개 거울이 하나처럼 움직이게 한다.
주경과 부경은 발사 4개월 뒤 정렬을 완료하게 되며 이후 주요 관측 목표를 대상으로 시험 관측을 진행하며 과학장비도 정밀 조정을 진행한다.
이런 과정이 끝나면 발사 6개월 뒤 웹 망원경은 비로소 첫 적외선과 분광 이미지를 공개하고 본격적인 우주 관측에 나서게 된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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